북한 선박의 한국 영해 및 북방한계선 침범사태에 있어서 정부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거짓 보고를 했고, 언론도 이를 방치했다. 정부는 영해를 침범한 북한선박을 상선이라고 호칭했다. 언론과 정부는 북한 선박을 상선이라고 부르면서 무장하지 않은 배란 인상을 주었다.
   우리 군은 영해를 침범한 북한 배가 상선이기 때문에 나포, 경고사격 등의 강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전개했다. 그런 주장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상선이란 표현이었다. 6월3일의 국방부 대변인 성명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정부는 금일 17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개최하여 북한 상선 영해 침범 문제 대책을 논의하였음>
   이 성명은 이렇게 잇고 있다.
  <정부는 북한상선이 쌀과 소금 등 생필품을 선적하고 있고, 우리 해군의 통신검색에 적극 협조한 점, 그리고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고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금번에 한해 영해통과를 허용하였음. 북한당국은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향후에는 사전통보 및 허가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임>
  이 문장엔 문제가 많다. 우리 쪽에서 이 배에 검색원을 보내서 조사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쌀과 소금만을 실은 배인지 알 수가 있을까. 통신검색에서 북한 배쪽에서 그렇게 답한 모양인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온 그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그 배안에 납치된 사람이 있는지, 마약이 있는지, 공작원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일설에는 우리 군이 헬기를 이용하여 특수부대원들을 북한 배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그 배에 무장한 요원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포기했다고도 한다.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무단 영해 침범처럼 노골적인 적대행위가 어디에 있는가. 청와대 앞 마당으로 담을 넘어 온 사람을 고이 모셔서 내보내는 격이 아닌가.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이런 문장은 북한의 침범행위를 애써 축소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적을 이롭게 하는 표현이다.
  6월3일 오전 합동참모본부의 김성재 작전기획차장(해군 준장)은 국방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했는데 '통신검색을 통해서 민간선박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민간 부문이 있을 수 있나. 이 순간 교신을 통해서 우리 군은 북한 배가 '김정일 장군님의 지시에 따른다'고 대답하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국방위원장 지시를 따르는 배가 민간선박인가.
  우리 정부가 북한 배를 상선이라고 허위 보고를 하면서 마치 북한당국이 고분고분 우리 지시를 따른 것처럼 발표 것은 북한쪽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지 우리 국익을 지키는 입장에선 절대로 할 수 없는 표현이었다.
  지난 6월7일 국방부 대변인실이 발표한 '북한 선박 영해 침범 관련 우리 군의 조치 경과 및 입장'은 이런 표현을 썼다.
  <북한 선박이 쌀과 소금 등 생필품을 적재한 비무장 선박이었으며(중략)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존중하여 강제 정선 및 사격 등을 포함한 군사적 강경 조치부터 취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혀가는 것이 보다 현명한 대응조치라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 군은 중대한 허위보고를 하고 있다. 북한 선박이 비무장 선박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이 선박에 무엇이 실려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거짓말을 밥먹듯하는 저들의 말만 믿고 비무장이라고 단정했으니 이는 우리 군 지휘부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대한민국이나 국민, 그리고 국가이익에 두지 않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북한 배의 침범을 변호해줄까 하는 인상마저 준다.
  이 발표문은 또 군지휘부가 6.15공동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여 그런 굴욕적인 조치를 취했음을 자백했다.
  필자는 6.15 공동선언은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페이스에 빠져 합의해준 문서로 판단한다. 이 선언문 어디에도 군사적 신뢰구축이나 평화정착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없다. 오히려 북한정권의 對南 적화 전략의 핵심고리인 연방제 통일방안을 부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안보에 심각한 문제점을 던져주었다.
  이 6.15선언은 反인류, 反민족, 전쟁범죄자인 김정일을 통일논의의 대상자로 승격시켜줌으로써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탱해온 기본적인 善惡 구분과 가치관을 마비, 전도시켰다. 이 합의는 국회 및 국민의 동의를 받은 적이 없어 그 정당성과 합법성이 의심스럽다. 정권이 바뀐 뒤에는 용도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 6.15선언은 북한의 연방제와 남한의 연합제가 공통점이 있다고 했는데, 이때의 연합제안은 대한민국의 공식 통일방안이 아닌 김대중 개인의 통일방안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전략에 상당 부분 말려든 6.15 공동선언 정신을 존중하여 북한 선박의 군사적 도발에 대응했다면 김정일의 뜻을 존중했다는 논리도 부분적으로 성립된다. 국가이익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고, 그 정당성과 합법성이 논란되는 총론적이고 정치적인 남북 합의문서를 귀감으로 삼아 구체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김정일의 공작과 전략에 우리 군 수뇌부가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된다.
  1972년의 7.4공동성명 정신을 존중하여 박정희와 국군은 북한의 남침 땅굴을 발견하고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던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존중한 노태우 대통령은 다음해에 이선실 간첩단 사건 수사를 중지시켰던가. 김대중 대통령과 군 지휘부는 앞으로 북한 잠수정이 영해안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할지 미리 그 방침을 천명할 배짱이 있을까.
  우리 군은 6.15 공동선언 정신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거기서 존중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대목과 영해침범 대처라는 구체적인 사건과는 무슨 논리적 연관성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6.15선언이란 막연한 정치적 선언을 존중하면서 아주 미세한 구체적인 작전을 하겠다는 것은 성경이니 불경 정신을 존중하여 북한 배의 영해침범을 다루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국방부의 6월7일자 발표문에 나타난 이 표현도 문제이다.
  <6.15 남북 공동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여 강제 정선 및 사격 등을 포함한 군사적 강경조치부터 취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혀가는 것이 보다 현명한 대응 조치라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서 강경이란 말이 과연 적합한 말인가. 강경이란 말은 우리 사회에서 대체로 나쁜 뜻을 지니고 있다. 군대는 원래가 강경한 조치를 취하도록 조직된 존재이다. 사격은 강경한 조치이기 이전에 이런 국가안보 조직의 합법적 물리력이다. 우리 군은 강경이란 단어 대신에 '합법적 강제 조치'라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
  
  금번에 한해 영해 통과를 허용한다는 다짐도 그 뒤 북한 배가 계속해서 영해를 침범하였으므로 공갈로 그치고 말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정부가 사전통보 및 허가요청을 하면 영해를 열어줄 것 같은 태도를 취한 점이다. 북한측이 도발행위를 했는데 그것에 대한 응징을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사과를 받아낼 조치도 취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이 '영해 개방할 용의'란 뜻의 엄청난 양보 아닌 굴복을 한 것이다.
  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한 강도를 향해서 '앞으로 사전에 통보하면 문을 열어주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깡패에게 뺨 맞은 사람이 '다음엔 때린다고 미리 이야기하면 뺨을 대줄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더욱 웃기는 것은 국방장관이 국회에 나가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리 함선으로써는 북한 배를 제지할 수 없다는 투의 말을 한 점이다. 왜 없는가. 우리 함선엔 총도, 대포도 없단 말인가. 영해를 침범한 북한 배에 대해서 경고사격을 했다면(북한 군함이 북방한계선을 넘은 우리 어선에 대해서는 조준사격을 했다) 북한 배가 멈추지 않았을까. 멈추지 않을 경우엔 격침시켜도 우리 잘못이 아니다. 결국 우리 군은 영해를 침범한 주적의 괴선박을 향해서 총을 쏠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지휘선상에 있는 장교들이 교전규칙을 무시하고 정치적 고려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책임하에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 책임을 면하려고 위로, 위로 결정을 미룬 때문이다.
  이런 해군이 아무리 좋은 무기를 갖고 있은들 무슨 힘을 쓸 것인가. 적의 괴선박 한 척도 통제할 수 없는데.
  
  이번에 우리 군대가 보여준 작태는 근원적인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만약 북한에 포섭된 정치인이 민주인사를 가장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가정하자. 그가 북한정권과 내통하여 북한군이 남침하도록 만든 뒤에 우리 국군에 대하여 '남북화해 정신에 비추어 저항하지 말도록 지시'할 때 과연 우리 군 지휘부는 이런 반역적 명령에 저항하고 자위조치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김정일의 꼭두각시가 된 대통령의 눈치를 보면서 저항을 포기하여 신무기를 써먹지도 못하고 조국을 내줄 것인가. 우리 군 지휘부의 행태를 보면 북한정권에 포섭된 대통령의 불법 명령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확신하기가 어렵다.
  김동신 국방장관은 민주당 안보위원이던 작년 8월22일 남파 간첩 및 무장 게릴라가 대부분인 소위 미전향 장기수의 북한으로의 송환 행사에 참석, 그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한 사람이다. 김 장관은 지난 4월10일 국회에서 이런 해명을 했다.
  <본인은 그 자리에 참석한 미전향 장기수 3명 중 북송되는 2명에게 북으로 가게 되면 국군포로 송환에 대해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주고 자중자애하여 우리 정부에 대한 보은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으며 이와 같은 차원에서 화환 증정도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의원님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 다시 한번 유감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국방장관으로서 전환기적 상황 하에서 빈틈 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집 드립니다>
  김 장관의 그런 다짐은 이번 사태에서 실천되지 못했다. 그가 미전향 장기수한테 부탁했다는 것도 실천되지 않았다. 김동신 장관의 말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북한군도 김 장관을 얕잡아 보고 있을 것이다. 이쪽의 지휘관이 적에게 경멸당하거나 경시되면 군인들과 국민들은 보지 않아도 될 피해를 많이 보게 된다.
  대통령도, 군지휘부도 믿지 못할 때는 국민들이 국방의 직접 의무를 담당하는 수밖에 없다. 한 치의 오판도 허용되지 않는 남북한의 무력대치 상황에서는 국방에 관한 한 국민들은 대통령도, 군지휘관도 의심하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한국내의 친김정일 세력이 정치, 언론, 사회단체 사이로 깊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대통령이나 군 수뇌부가 적과 내통하는지 않는지를 감시할 헌법상의 의무와 권리가 있는 것이다.
  
  
  군 장교는 정직, 특히 보고에서의 정직을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 직업인이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시험을 칠 때 감독관을 두지 않고 자율에 맡기는 것도 장교들의 정직을 믿는 명예제도 때문이다. 국가의 운명이 걸리기도 하는 주요 작전에서 장교가 허위 보고를 하면 국가의 안전이 위태로우므로 부정직한 보고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에서 핵심적인 의미를 지닌 북한 배의 기능과 성격에 대해서 '미확인'이란 말 대신 '상선'이란 허위보고를 한 셈이다.
  우리 군의 한 정보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의하면 북한 해운당국은 지난 6월2일 남해상의 우리 영해를 침범한 북한 선박과 교신할 때 '항로를 개척하면서 남한 군 당국이 보이는 반응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군 소식통은 또 '이는 북한이 이번 영해침범 사태를 사전에 계획, 의도했으며 그 의도가 신항로 개척뿐 아니라 우리 군의 대응과 대비 태세를 떠보는 군사적 목적 등 다목적이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 북한선박은 북한정권의 군사적 통제를 받는 배, 즉 군함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군사적 기능을 하는 배는 어떤 물건을 실었는가에 상관없이 군함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북한은 그동안 對南공작-테러-납치-침투에 상선으로 위장한 공작선을 여러번 투입했었다.
  사례1: 1978년 1월14일 홍콩에서 북한공작원에 납치된 최은희씨와 같은 해 7월19일 홍콩에서 납치된 신상옥씨는 다 같이 북한 화물선 수근호에 태워져 북한으로 운반되었다.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이 수근호는 1970년 일본에서 건조된 2000톤짜리 배인데 화물선으로 위장하여 일본, 홍콩, 마카오 등 동남아 일대에 취항, 공작장비 및 공작원 수송, 그리고 강제납치에 동원되었다는 것이다.
  사례2: 미얀마 최고 재판소의 판결문에서 인용한다.
  <이들 세 공작원은 강창수 소장의 지시를 받고 1983년 9월9일 화물선 동건애국호 편으로 북한을 떠났다. 이들은 배안의 작은 방에 숨어 있었다. 동건애국호는 9월22일 혹은 23일에 랭군에 도착했다. 두 북한인이 그들을 찾아와 데리고 나가 안가에 묵게 했다. 세 사람은 이 집에서 폭발물을 받았으며 아웅산 묘소를 정찰했다>
  이 세 사람은 진모(끝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강창수, 신기철이었다. 이들이 아웅산 묘소에 장치한 폭탄을 원격조종으로 터트림으로써 한국의 고관과 기자 등 17명이 죽고 미얀마 사람 4명도 죽었다. 미얀마를 방문중이던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노린 이 테러에서도 화물선으로 위장한 공작선이 이용된 것이다.
  사례3: 1974년 8월15일 국립극장의 광복 기념식장에서 육영수 여사를 저격하여 죽게 했던 재일동포 문세광은 이런 진술을 남겼다.
  <1974년 5월3일 金浩龍(문세광을 조종한 조총련 간부)이 文에게 내일 밤 오사카항에 정박중인 북한 배 만경봉호에 가라고 지령했다. 4일 밤 문세광은 김호룡이 보낸 안내인과 함께 만경봉 호에 탔다. 이곳에서 문세광은 47세 가량으로 보이는 북한인을 식당에서 만났다. 인삼주가 곁들여진 식사를 대접받은 문세광은 북한인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다.
  '그동안의 영웅적 사업은 이미 보고를 받아 잘 알고 있다. 혁명정신과 투쟁경력에 찬사를 보낸다. 현시점에서 남조선의 공산혁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박정희를 암살하는 길밖에 없으니 이 과업을 끈기 있게 수행해주기 바란다'>
  사례4: 1970년대 후반에 남해 충무 부근에서 휴양중이던 이후락 전 정보부장을 납치하기 위해서 남하하다가 이후락씨가 옮기는 바람에 돌아간 북한의 공작선은 일장기를 단 어선으로 위장했었다(당시 납치조장 김용규씨의 증언).
  
   육해공군 대령 연합회(회장 서정갑)는 이번 작전과 관련, 해군함대 지휘선상에 있는 지휘관들에 대한 해임과 군법 회의 회부를 주장했다. 자유민주민족회의(대표 상임이장 이철승)는 '이번 영해침범 사건은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과 제5조 군의 국가안보 및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전면 유린하고 우리의 안보태세를 해체시킨 6.25 이후 최악의 사태'라고 지적하면서 '김대중 정권이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왜 현지 지휘관이 정선, 나포, 경고사격 등 법적으로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여 조치를 취한 다음에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위로 결정권을 넘겨 책임을 면하려고 했는지 이는 엄중히 밝혀야 할 것이다. 정부는 6.15정신을 존중해서서 북한 배의 영해통과를 허용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는데 이로써 6.15 남북 정상 회담 이후 남한에서 조성된 상황이 우리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구체적인 물증이 하나 잡힌 셈이다.
  지난 5월 27일 북한 지도선으로 추정되는 무장 선박은, 그물을 거두던 중 동해의 북방 한계선을 넘어 북한 해역에 들어온 꽁치잡이 유자망 어선 수성호(82톤)에 대해 조준 사격을 하여 선체에 총탄이 박히기도 했다. 해경은 선장 김봉춘씨를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 편의 코메디이다. 총 맞고 돌아온 자국 어선 선장은 처벌하고 무단 침입한 적의 선박에 대해선 총 한 방 쏘지 못한 채 쩔쩔 맨 군대와 지휘부. 북한의 이번 작전이 가장 성공한 부분도 바로 이것이리라. 국군과 국가 지도부에 대한 국민과 군인들의 불신을 증폭시킨 점. 유사시에 국가 지휘부가 국민들과 군인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작전 수행에 크나 큰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런 지휘부는 반드시 교체되거나 교육되어야 하는 것이다.
  북한 배는 어선한테도 총을 쏘는데 우리 해군은 군사적 목적의 침범을 감행한 적의 배를 그냥 놓아주었다. 국군은 상호주의를 포기한 것이다. 정치인은 상호주의를 포기할 수 있지만 군대는 그러는 순간 군대로서의 자격을 잃게 된다.
  적이 총을 쏘는데 이쪽에선 말만 한다면 그것은 항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은 영해를 무단 침범한 북한 배에 대해서 정선을 명령하고, 듣지 않았을 때는 경고사격을 해야 했다. 그래도 도망갈 때는 조준사격과 특공대 투입 등을 통해서 나포했어야 했다. 그럴 의지와 용기가 없다면 그런 지휘관은 옷을 벗어야 한다. 그는 정치인이나 민간인 신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총을 제대로 쏘지 못하는 사람에게 총을 맡겨둘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