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문민 정치인들의 치명적인 결점은 文(문)도 모르고 民(민)도 모른다는 점이다. 文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정확성이다. 김영삼, 김대중으로 대표되는 민간 정치인들은 박정희로 대표되는 군인 정치인들보다도 文을 훨씬 못쓴다. 박정희의 연설문과 양김씨의 연설문을 읽고 비교한다면 나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김영삼 시절의 정치구호 '역사 바로세우기'와 김대중 시절의 '제2의 건국'은 과장일 뿐 아니라 논리가 맞지 않는 下級 용어이다(박정희의 구호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운다][조국근대화][민족중흥]과 비교해보라). 이미 흘러간 역사에 손을 대어서 바로 세우든 눕혀놓든 그것은 역사 조작이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오늘과 미래는 바로잡을 수 있지만 과거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 하느님도 못할 일이다.
  대한민국이 뻔히 서 있는데 제2의 건국이라니? 본처가 살아 있는데 첩을 호적에 올리겠다는 수작이 아닌가.
  최근 언론과 야당이 영해를 침범한 북한 선박에 대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도 하지 않고 '제발 검색을 허용해주십시오'란 식으로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비판하자 김대중 정권의 요인들이 나와서 한다는 말이 '그러면 전쟁하겠다는 말인가. 민간 선박에 발포하여 어쩌겠다는 말인가'였다. 이는 엄청난 과정이요 논리적 비약이다.
  우리 영해를 침범한 적의 배에 대해서 경고사격이든 조준사격이든 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 군대는 총과 대포, 전투기와 군함을 갖고 있나. 총을 쏘면 전쟁이 난다고 주장하다니. 1999년 여름엔 우리 해군이 서해에서 대포를 쏘아 적함을 격침시켰는데도 전쟁이 아니라 큰 소리 한번 들리지 않았었다. 1983년10월9일 아웅산 테러가 났을 때 우리는 총 한 방 쏘지 않고 참았지만 4년 뒤에는 김정일이 대한항공 테러를 또 일으켰다. 참는다고 봐주지 않고 응징한다고 달려들지 않는 것이 김정일이다. 승산이 있으면 전쟁을 하는 것이지 범법한 그들을 잡아넣는다고 전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은 그렇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전쟁에 대해서 얼마나 무식한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 최근 김대중 정권쪽 인사들의 무지막지한 발언이다.
  정규군대가 존재하지 않고 헌법이 전쟁행위 자체를 금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영해를 침범한 북한 괴선박에 대해서 발포를 했다. 6.25남침의 전과자인 김정일 정권의 지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불법선박에 대해서 경고사격도 못하는 군대는 해산함이 좋을 것이다. 국가관가 가치관을 상실한 군대는 그 총구를 어디로 돌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