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안이 한국행을 시도하는 탈북자 색출과 체포에 탈북자들을 인솔하는 중국인 운반책(브로커)들을 이용하고 있으며, 또 체포한 탈북자에게 다른 탈북자에 대한 검거색출에 협력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 방송국의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월 13일 한국행을 목적으로 정오 무렵 중국 연길시 버스정거장에서 북경 행 버스에 올랐던 박춘희(가명·女·28세)씨 외 3명은 출발 직전 불시에 들이닥친 중국공안에 의해 체포되었다. 당시 박 씨는 동거 중이던 조선족 남편 서철호(36세)씨 및 갓 돐이 지난 아기와 함께 3년째 중국 연길 서시장 부근에서 살았으나 마냥 숨어서만 지낼 수 없어 남편과 시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한국행에 오르던 중이었다.
  
  한국행에 오르기 전 박 씨는 남편 친구의 도움으로 한국행을 준비하는 탈북자들을 북경 또는 제3국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던 조선족 이철명(46세)씨와 연계하게 되었으며, 이 씨로부터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간다는 약속을 받았다.
  
  한국에 있는 브로커와의 전화연결을 통해 박 씨의 신원이 탈북자로 확인되자 그들은 정해준 시간과 날짜에 맞춰 연길시 철남에 위치한 낡은 3층짜리 아파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으며, 박 씨는 13일 약속장소에서 이 씨 외에 또 다른 운반책 최모(43세 추정)씨 및 동행할 탈북자 3명을 만나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출발하려고 시동을 걸고 있을 때 갑자기 들이닥친 중국 공안은 버스에 올라 신분증 검열을 명분으로 네 명의 탈북자들만 지목해 신분증을 요구한 뒤 운반책 두 명도 함께 체포했으며, 탈북자들과 운반책 이 씨를 연길 변방지구대로 연행해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또다른 운반책 최 씨는 풀려났으며, 소식통은 이 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이 연길시 공안국 해외정보과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 체포되었다고 운반책 이 씨의 가족과 탈북자 박 씨의 남편을 인용해 전했다.
  
  이렇게 중국공안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접근에 의해 체포 검거된 탈북자들은 ‘한국행’이라는 혐의가 씌워져 북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공안의 이러한 비인간적인 탈북자 색출검거는 지금 현재 태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조혜미(가명·女·32세)씨의 증언에서도 확인되었다. 지난해 5월 탈북한 조 씨는 중국에서 태국으로 떠나기 전 본 방송국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으로 오려고 지난 3월 말경 연길에서 북경행 버스에 올라 제3국으로 가던 중 장춘에서 체포된 경험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 씨에 따르면 중국공안국에는 한국행 탈북자들만 따로 취급하는 ‘특별 해외전담과’가 있는데 이들은 체포한 탈북자들 중 필요로 한 사람을 선택해 탈북자들의 한국행 관련 정보 제공 등 자신들의 업무에 협조할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대가로 북송 면제를 약속하고 있다.
  
  조 씨도 체포 당시 ‘특별 해외전담과’로부터 이러한 제안을 받았으며 양심상 가책을 받는 일이지만 북송되면 예외 없이 죽은 목숨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들의 제의에 동의한 뒤 풀려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 연길시 공안국의 ‘특별 해외전담과’는 한 달에 최소한 3~4건의 체포 실적을 올려야 하며 매 주기마다 상부에 실적을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 씨는 “당시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였다”며 “중국 공안원들은 한국행 시도 혐의로 북한에 북송되면 정치범수용소로 가게 될 것을 아는 탈북자들의 두려움을 이용해 저들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한국에 입국한 뒤 중국 공안의 反인륜적 정치성에 대해 증언할 의지를 내비쳤다.
  
  안윤미 기자 oun0502@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