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東信 국방장관이 月刊朝鮮 10월호에 실린 「국군의 自害 행위」題下의 기사를 문제삼아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데 대한 月刊朝鮮의 입장
  -2001년9월21일. 趙甲濟 편집장 작성
  
  *要旨
  “한 아마추어 영화감독이 麗順 14연대 반란 사건을 통일운동의 성격을 띤 것으로, 국군에
  의한 진압을 양민학살로 몰고간 親共 영화 제작에 국군의 지휘부가 내용 순화를 조건으로
  군 장비 지원을 해주었고, 軍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그 영화는 성격이 바뀌지 않
  은 채 완성되었으며 이 사실을 국군 지휘부는 모르고 있다가 月刊朝鮮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月刊朝鮮은 이 보도로써 군의 더 큰 실수를 예방해준 것이지 사실을 왜곡하여 金東
  信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다.”
  
  1. 月刊朝鮮과 國軍
  
  月刊朝鮮은 흔히 보수 신문이라고 불립니다. 그 뜻은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인 자유민주주
  의와 민족사적 정통성을 支持하고 守護하려는 가치관과 論調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
  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와 기본 가치를 북한 金正日정권의 도전으로부터 수호하는 데 있
  어서 핵심적인 국가기관이 국군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月刊朝鮮은 그 동안 국군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최근의 주된 내용은 남북 대화 시대를 맞아 主敵 개념이 모호해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국군
  은 헌법에 기초하여 흔들림 없이 대한민국에 충성해야 한다는 견해를 담은 것이었습니다.
  국가기구로서의 국군에 대한 존중과 높은 평가를 前提로 하여 저희 月刊朝鮮은 사실에 입각
  하여 是是非非를 가리는 입장이었습니다. 국군의 문제점은 비판하고 억울한 점은 옹호하고
  잘한 점은 칭찬해왔습니다. 가처분 신청의 대상이 되어 있는 月刊朝鮮 2001년10월호도 그
  렇습니다.
  「국군 지휘부의 自害 행위 - 麗順14연대 진압을 양민학살로 몰고간 영화 『애기섬』제작
  에 軍 장비가 지원된 과정」題下의 기사는 군 지휘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기사입니다.「越南
  參戰은 우리가 사과할 전쟁이 아니라 자랑할 전쟁-참전 主役 3인은 말한다」題下의 기사는
  매도당하고 있는 국군의 역사적 역할을 옹호한 기사입니다. 그리고 「원색 화보 - 미래전에
  대비하는 육군 화생방 사령부」題下의 기사는 金東信 장관이 지휘하는 국군의 역할을 칭찬
  하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신청인이 주장하는 「月刊朝鮮의 편집태도는 金東信 장관체제의 현 군 수뇌부를 의
  도적으로 음해하는 처사이며(下略)」운운은 사실에 反합니다. 月刊朝鮮은 심층취재에 의한
  사실보도를 重視하는 편집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의 성격에 따라 기사 내용이 비판도
  되고 칭찬도 되는 것이지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月刊朝鮮이 국군
  의 문제점을 지적한다고 해도 그것은 국군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 존재 가치를 높게 평가한
  바탕에서 이뤄지는 「우정 있는 비판」이란 사실은, 月刊朝鮮을 일종의 정훈교재처럼 애독
  하고 있는 수많은 장교들이 입증할 것입니다.
  
  2. 이번 사건의 성격: 역사를 왜곡한 영화 제작을 돕기 위해 국군이 국민세금을 낭비할 수
  있나
  
  이번 가처분 신청 대상이 된 月刊朝鮮의 해당 기사 내용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즉, 지방의
  한 아마추어적인 영화감독이, 1948년10월19일에 일어났던 麗順 14연대 좌익 반란사건을
  통일운동의 성격을 띤 것처럼 소개하고 국군과 경찰에 의한 반란군 진압을 양민학살 작전인
  것처럼 왜곡한 데다가 국군의 함포사격으로 양민 천명이 죽었다고 조작한 영화 제작에 국방
  부가 헬기, 트럭, 소총, 軍 막사 등 장비와 시설을 無償으로 제공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입니
  다. 요약하면 親共 영화 제작에 대해서 국군이 국민세금을 써가면서 도와주었다는 뜻입니다.
  가처분 신청인은 「01.3.21.-24. :군사편찬 연구소, “애기섬” 시나리오 분석/평가 결과,
  상영되어도 큰 문제점은 없으나, 다만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정통성과 군·경 작전의 정당성
  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일부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영화제작사측과 “합의각서” 체
  결」「제작사 및 감독은 시사회 전 가편집 상태를 확인토록 31사단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하나 月刊朝鮮 禹鍾昌기자가 감독이 제시한 최신 시나리오를 분석해
  본 결과로는 親共的 시각의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런 영화가 이미 부산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회는 이 영화가 예술성과 역사성에서 缺格(결격)
  사유가 있다고 판단, 상영불가로 분류하여 탈락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청인이 책임자로
  있는 우리 군은 영화로서의 가치도 없는 영화 제작에 국민세금을 쓴 것입니다.
  월간조선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장현필 감독은 우리 해군이 진압과정에서 함포사격을 하여
  여수시민 1000명을 죽였다는 허위를 史實이라고 고집하여 시나리오에서 빼지 않았습니다.
  신청인은 이런 영화 시나리오를 순화시키기 위한 代價로서 군 장비를 지원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규제나 敎導 대상자에게 상을 내리는 것과 같은 조치입니다. 여순 14연대
  반란 사건은 그 성격이 너무나 명백하게 규명되었는데 그 성격을 기본적으로 뒤엎는 영화
  제작에 대해서 국군은 당당하게 반론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안에서 制裁 조치를 취해야지
  왜 국가 예산을 써 가면서 군 장비와 시설을 촬영에 제공해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군 장비를 지원했었다면 그 영화제작자측이 실제로 親共性을 잘라내는지를 확인, 검증
  해야 하는데 군은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장현필 감독의 증언), 신청인이 제출한 자
  료에도 잘 나와 있는 것처럼 영화가 완성단계에 이르러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사실조차 月刊
  朝鮮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제작중인 미완성 영화를 두고 왜곡 허위 보
  도를 하였다」는 김동신 장관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는 완성된 영화라고 보아야 하며 설사 제작중에 있는 영화라도 문제
  점이 있으면 보도하여 시정할 기회를 주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언론이 완성된 것에 대해
  서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면 기정사실로 굳혀져 우리 사회에 해악을 던져줄 때까지 기다
  려서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장현필 감독은 우종창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군의 장비 지원 대가로 시나리오 수정 등
  협상을 했느냐는 우종창 기자의 질문에 대해)거래는 없었습니다. 서로간에 이해한다는 차원
  에서 지원이 이뤄졌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있고, 장현필 감독이 우종창 기자에게 제공한 시
  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전체 영화 93개 장면중 약21%에 달하는 20개 장면에서 국군과 경
  찰의 학살, 강간, 폭력 등 非行이 소개되어 있어 그 내용이 본질적으로 수정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애기섬」이란 영화의 題名은 장현필 감독의 설명에 의하면 6.25전쟁중 보도연맹
  원이 처형된 지명으로서 이 題名의 상징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이 영화는 원천적으로 親
  共性, 反국가-국군성을 벗어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金東信 국방장관은 책임이 없는가
  
  신청인이 제출한 訴狀에서도 명백히 밝혀진 바와 같이 이 영화제작에 대한 장비, 시설 지
  원 결정이 金東信씨의 국방장관 취임 직후에 이뤄진 것이 명백함으로 그의 지휘책임은 면할
  수 없습니다.
  당해 기사에는 그러나 金東信 국방장관이 군 장비 지원을 지시했다는 내용은 명시되어 있
  지 않습니다. 다만, 趙成台 전임 장관이 강경하게 영화제작을 막으려 했었다는 점과 金東信
  장관이 취임한 이후 장비지원이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장현필 감독이 『국방장관의 결재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증언을 소개하였습니다. 장비 지원 결정을 金東信 장관이 취
  임한 이후의 국방부가 내린 것은 분명함으로 「국군 지휘부의 自害 행위」라는 표현은 사실
  과 어긋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국군 지휘부라고 함은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군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국방부 등 기구를 가리키는 것임은 명백합니다. 前任 장
  관이 적극적으로 막으려 했던 영화제작에 군이 아주 이례적으로 장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결
  정에 대해 국방장관의 부하들이 구두로써라도 장관의 결재를 얻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상식
  에 反합니다. 장관이 모르고 있었다고 해도 그의 지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月刊朝鮮 기사가 사실을 왜곡하여 金東信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신청인 金東信 장관은 訴狀을 통해서 이 영화의 제작 의도가 군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
  음을 인정하고 있으며, 영화사측의 협의각서 위반(사전 양해 없이 영화제에 출품한 점)에
  대하여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여 事後 관리의 실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실수로부
  터 金東信장관이 면죄부를 받고 싶으려면 『나는 잘못한 것이 없고 국방부가 잘못했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4. 月刊朝鮮 기사의 구성과 공정성
  
  월간조선의 해당 기사는 아주 공정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記者의 판단이나 평가는 자제
  하고 영화 시나리오, 영화 감독과의 인터뷰, 그리고 국방부의 답변서를 균형 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종창 기자의 질문지에 대한 국방부의 답변서 내용의 핵심은 이 소장에서 김동
  신 장관이 주장한 것과 같은데 그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우종창 기자나 월간조선의 편집 방
  향과 다른 장현필 감독의 견해도 소개했습니다(『여수 시민 1000명이 함포 사격으로 죽었
  다』『국군도 반란군도 피해자이고 가해자는 이승만이다』운운). 이는 월간조선측이 惡意를
  가지고 국군 지휘부나 김동신 장관, 그리고 장현필 감독을 비방하기 위해서 작성한 기사가
  아니란 사실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의 부당성
  
  金東信 장관은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진 고위 공직자입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의해 대
  한민국의 안보가 영향을 받고 국민 세금이 쓰여집니다. 언론은 그러한 김동신 장관과 국방
  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의무를 국민들로부터 부여받고 있습니다.
  김동신 장관은 또한 강력한 권한에 비례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바 그 의무중 하나는 언론
  의 건전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일입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金東信 장관은 私人보다
  도 더 과격한 법적 대응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사실 왜곡이 없는 기사를 두고서 반론
  게재 요청, 언론중재 요청 등을 하지 않고 월간잡지로서는 금전적 가장 타격이 큰 판매금지
  를 바로 신청한 것은 公人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며 공직자로서의 관용의무도 어긴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위 공직자가 이런 식으로 일일이 반응한다면 「언론에 의한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은 크게 제약될 것입니다. 언론과 행정부간의 異見은 법의 강제력이 아닌,
  말과 글을 통한 건전하고 공정한 토론을 통해서 해소되고 종합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국방일보 지난 9월21일자는 제2면 전부를 할애하여 「여순 10·19
  사건 영화제작관련 월간조선 10월호 왜곡보도 실상」이란 主제목하에서 月刊朝鮮을 비방하
  고 있습니다. 이 기사중에는 「마치 영화제작이 완료되어 현재 상영중에 있는 작품을 분석
  한 것으로 보도한 ‘월간조선’10월호의 기사는 여러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라는 대목이
  있는 바 月刊朝鮮 기사에 없는 표현을 만들어내어 공격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造作에 대해서
  도 정정을 요구하면 되는 것이지 국방일보의 배포금지까지 신청할 필요가 없는 것은 9월21
  일자 신문에 다른 유용한 기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만약 신청인이 하는 식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남발한다면 정부 고위 공직자의 부정
  과 非理 및 실수에 대한 보도는 거의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런 보도는 합리적 의혹의 제
  기에서 출발하여 사실확인으로 진행되는 것인데 합리적 의혹의 제기 그 자체를 강제로 못하
  게 한다면 대한민국은 정보와 권한을 독점한 고위 공직자의 천국이 될 것입니다.
  이번 月刊朝鮮 보도는 국군 지휘부를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보도가 없었더라면 국군
  의 장비 지원을 받아 제작된 親共 영화가 일반인들을 상대로 상영되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난과 법률적 책임 추궁은 月刊朝鮮의 기사보다 더 엄정했을 것입니다. 더 큰 잘못
  을 막아준 월간조선에 대해 감사하지는 못할 망정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은 신
  청자 金東信 장관의 私益을 위한 것이지 더 큰 국군의 公益을 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金東信 장관이 이끄는 국군 지휘부는 親共 영화 제작자와 원칙 없는 타협을 하였으며,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이 사실을 보도한 月刊朝鮮에 대해 근거 없
  는 책임 전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잠 자고 있는 주인 집에 불이 났는데 불이 났다고 소리
  치며 들어온 소방서원을 뒤늦게 깨어난 주인이 주거침입죄로 고발하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