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7년 보스턴에서 살았는데 이런 實話가 있다. 한국인 부부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보스턴까지 여행을 왔다. 보스턴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30대 부인이 돈이 든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홧김에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의 뺨을 때렸다. 이를 지켜 본 미국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여 남편을 연행해갔다. 아내와 아이는 졸지에 迷兒 신세가 되어버렸다. 영어를 할 줄 모르니까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할지, 어디에 가서 잠을 자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경찰관이 母子를 보스턴 주재 한국 총영사관으로 데리고 갔다. 총영사가 출근해보니 불쌍한 모자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기자 출신의 총영사는 경찰서에 전화를 걸고 아는 사람들을 동원하여 한국인 남편을 선처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덕분에 남편은 며칠 뒤 재판을 받고 풀려났다. 이 사실이 보스턴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다른 실화가 있다.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 가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소년이 있었다. 이 소년은 교사로부터 '만약 부모들이 구타하면 경찰서로 신고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다. 어느 날 한국인 아버지가 말을 잘 듣지 않는 이 아이를 혼내준다고 때렸다. 이 소년은 교사들이 시킨 대로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연행되어가서 재판을 받고 몇 달 감옥살이를 하고 나왔다. 아들의 신고로 옥살이를 한 아버지는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아들한테 화풀이를 했다간 또 감옥에 갈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아버지는 김포 공항에 도착하자말자 아들에게 화풀이 매를 치기 시작했다. 공항 경찰관이 달려와 말렸다. 화가 난 아버지는 경찰관에게 억욱한 사정을 설명했다. 하소연을 들은 경찰관도 화가 났다. 경찰관도 아버지와 합세하여 '애비 애미도 모르는' 그 소년을 쥐어박았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요새 유행하는 말로 이야기한다면 문명의 충돌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아버지가 자녀들을 혼내주는 차원에서 손찌검을 하는 일이 없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얻어맞은 아이가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법적인 문제로 커진다는 이야기이다. 평소에 아버지가 자녀들을 사랑으로 대했다면, 그리하여 아이들이 사랑의 매라고 인식하게 된다면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의 父子, 父女 관계가 이런 사건이 났을 때 반영된다는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중대장으로 싸웠던 한 예비역 장성은 이런 체험을 이야기했다.
  '고지 쟁탈전의 승패는 마지막 돌격에서 결판납니다. 적의 고지 바로 밑에까지 기어서 접근한 공격 소대가 일어서서 최후의 돌격을 할 때 몇 사람이 소대장, 분대장의 돌격 명령을 따르느냐가 관건입니다. 평소 내무 생활을 할 때 부하들을 괴롭힌 분대장이나 소대장이 있는 부대에서는 소대장, 분대장만 일어나서 돌격할 뿐 부하들이 엎드려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평소에 부하들을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는 부대에서는 소대장, 분대장의 돌격 명령에 따라 부하들이 일제히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면 이기는 거지요.'
   일을 당해서 서둘지 말고 평소에 잘해놓아야 위기 돌파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평소 실력이란 말을 강조한다. 시험치기 직전에 번갯불에 콩을 튀겨 먹는 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우직하게 준비하라는 것이다.
   평소 실력을 쌓는 길이 훈련이요 교육이다. 훈련과 교육처럼 지겨운 일도 없다. 훈련 때 흘린 땀 한 방울은 전투 때 피 한 방울을 대신해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 월간조선이 인터뷰한 가수 나훈아씨는 '프로는 돈 값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피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프로는 곧 연습이다'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 서서 3분 노래 하기 위하여 몇 시간을 투자하여 연습하는 것은 밑지는 계산법이다.
  예술과 프로의 세계는 완벽성을 추구한다. 이 완벽함이 천재성에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 예술가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그리며 짓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움이 피나는 연습에 의해 단련된 결과물이란 것을 보통사람들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천재들은 당대에 평가를 받기가 어려운 것이다. 많은 천재들은 당대엔 비참하게 살다가 죽고 후대에 가서 그 천재의 작품을 공짜로 즐기는 보통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수가 많다. 그래서 우리 凡人들은 천재에게 항상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