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때문에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인가
  
  조갑제
  
  
  韓日間의 역사상 가장 관계가 좋았던 시기는 新羅統一 직후 약 30년간이었다. 서기
  660년에 新羅와 唐의 연합군은 百濟를 멸망시켰다. 668년엔 羅唐 연합군이 高句麗의
  평양성을 함락시켰다. 新羅는 드디어 3國統一을 이뤄냈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제로는
  唐의 한반도 植民統治가 시작될 판이었다. 唐은 평양에 安東都護府란 일종의 총독부를
  두고 新羅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를 지배하려고 했다. 이때 新羅의 文武王과 金庾信은
  唐의 背信에 이를 갈면서 選擇의 岐路에 몰렸다. 굴욕적인 평화인가, 自主性을 지키기
  위한 전쟁인가. 세계 최대의 슈퍼 파워 唐은 最全盛期에 있었다. 한반도 구석의 작은
  나라 新羅는 이때 위대한 선택을 했다. 對唐결전을 감행한 것이다.
  서기 670-676년 사이 신라는 육지와 黃海에서 唐의 大軍을 잇따라 격파했다. 唐은
  676년에 安東都護府를 遼東 지방으로 철수시켰다. 신라는 마침내 민족통일국가를 이
  룩한 것이다. 일본은 663년 中大兄皇子의 主導로 약2만7천 명의 百濟 구원군을 파
  견했다. 이해 여름 日本의 대함대는 白村江의 해전에서 羅唐 연합군에게 전멸했다. 살
  아남은 일본 艦船은 百濟 遺民들을 태우고 귀국했다. 이 敗戰을 계기로 하여 日本은
  한반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국가 건설에 專念하기 시작한다.
  中大兄이 天智天皇이 되었다가 죽은 후 中大兄의 동생 大海人皇子이 壬申의 亂을 일
  으켜 皇位 계승전쟁에서 이겼다. 그는 673년에 天武天皇으로 卽位했다. 이 계승전쟁
  에서 新羅渡來人들은 大海人을 지원했다. 天武天皇이 즉위한 서기 673년 新羅는 唐과
  死生決斷의 전쟁을 하고 있었다. 天武는 親新羅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그 뒤 약 30
  년간 日本은 唐과의 國交를 단절하고 遣唐使도 보내지 않았다. 그 대신 대규모 遣新羅
  使를 2 - 3년마다 한번씩 보냈다. 이 使節團은 민족통일 국가를 이룬 新羅의 제도를
  열심히 배워갔다.
  新羅를 모델로 하여 701년 文武天皇은 大宝律令을 완성했다. 律令(律은 형법, 令은
  행정법)에 의해 운영되는 古代國家의 완성이었다. 新羅 文武王은 三國統一 직후인 681
  년에 죽었는데 遺言에 따라 화장했다. 일본의 文武天皇도 죽고나서 火葬되었다. 이것
  도 新羅의 영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新羅와의 不和가 시작된 聖武朝 이후 일본 皇室
  에서는 火葬을 하지 않게 되었다.
  한반도가 新羅에 의해 통일됨으로써 唐도 宿敵 高句麗의 위협을 제거하여 平和를 謳
  歌하게 되었다. 신라의 한반도 통일은 韓民族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평화 정착과 번
  영에 큰 기여를 한 것이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接點인 한반도는 분렬되어 있거나
  약화되어 있을 때는 주변 强大國의 개입을 自招하여 國際戰場이 된다.
  三國으로 분렬되어 있을 때는 唐, 隨, 倭가 한반도에 出兵했다. 高麗가 몽골군에게
  항복한 뒤 元은 高麗軍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日本 상륙전을 두 차례 감행했다. 朝
  鮮이 약해졌을 때 豊臣秀吉이 大兵을 보내 壬辰倭亂을 일으켰고 明도 朝鮮을 구원하기
  위해 出兵했다. 淸日전쟁, 露日전쟁, 韓國戰爭도 한반도의 분렬과 약화가 큰 原因이
  되었다. 한반도를 무대로 한 여섯 번의 국제전쟁이 우리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한반도
  의 통일과 안정이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東亞細亞 전체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지난 해 9·11 테러 이후 크게 旋回한 세계사의 흐름은 신라통일과 같은 의미의 南北
  統一이 再現될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東亞細亞의 평화에 가장 큰 위협 세력은 金正日
  의 北韓政權이다. 테러의 세계에서 탈레반은 갖난아기이고 北韓政權은 헤비급 권투선
  수이다.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및 化學生物學무기 개발과 수출, 외국인 납치, 항공테러,
  覺省劑 및 아편 제조-밀수출, 암살 등등 金正日 정권의 武器체제와 행태는 세계최대의
  종합테러주식회사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근 동지나 해상에서 침몰된 북한의
  괴선박도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중인 테러의 한 類型이다.
  이 지구상에서 테러 집단과 테러 정권을 없애버리겠다고 公言한 부시 미국 대통령은
  金正日 정권을 無力化 또는 解體시키지 않고는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
  다. 최근 일본에서 있었던 朝銀 수사, 金正日에게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대주
  었던 金剛山 관광의 閉業 위기, 테러 지원 국가(미국이 지정) 이란-이라크-리비아-시
  리아에 대한 북한 미사일 수출의 持續 불투명, 북한에 대한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의 감
  소.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하나의 大勢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에 미국이 북한을 종교탄
  압국가로 규정하고 부시 행정부와 친한 사람들이 북한 인권 단체를 만든 것은 나치 독
  일이나 스탈린의 蘇聯보다도 더 참혹한 북한의 인권문제를 세계적 관심사로 만들 것이
  란 예상을 하게 한다.
  新羅가 국제 질서의 격동기에 주도권을 잡고 唐과 연합하여 한반도 통일을 이룩했던
  것처럼 韓國은 지금 北韓政權을 去勢하여 남북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絶好의 기회를
  맞았다. 한국이 北韓政權을 평화의 障碍物로 생각하는 미국과 일본 정부와 손잡고 북
  한정권을 人權문제로, 외교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압박하여 들어간다면 金正日 정권은
  결정적으로 약화·변화될 것이다.
  문제는 노쇠하고 레임덕이 된 金大中 대통령 정부에게는 그런 지도력과 비전을 기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코너로 몰린 金正日이 오히려 金大中대통령을 非常脫出口로 삼
  을 가능성이 있다. 北韓은 벼랑에 몰리면 한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위기에
  서 탈출하는 習性이 있기 때문이다. 金正日이 금강산이나 평양에서 한번 더 南北 頂上
  회담을 갖자고 提議한다면 金大中 대통령은 이 오만한 提案을 당당하게 거부할 것인가,
  아니면 비굴하게 받을 것인가. 金大中 대통령은 金海金氏로서 三國統一의 元勳 金庾信
  의 후손이라지만 對唐決戰을 선택했던 金庾信의 무서운 主體性을 따르지는 못하고 있
  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