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은 풍신수길의 근대의식?
  
  趙甲濟 月刊朝鮮 편집장
  
  西尾幹二(니시오 간지)란 일본 학자가 쓴 「國民의 歷史」라는 책은 작년 일본 교과서 파
  동의 震源地(진원지)가 되었다. 이 책은「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기획·편
  집한 것인데 이들이 일본과 주변국 사이의 관계를 왜곡한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하여 문제가
  되었었다. 나는 최근에 「國民의 歷史」를 읽어보았다. 이런 문장이 있었다.
  <일본은 반도로부터 淸國의 세력을 一掃하여 조선을 독립국으로 만들기 위해 전쟁을 결의
  하고 군사력을 증강시켰다>
  인류 역사상 외국의 독립을 위하여 자선사업하듯이 젊은 군인들을 死地로 보낸 나라가 과
  연 한 나라라도 있었을까. 니시오 간지 교수는 「일본은 조선을 凊의 영향권에서 독립시킨
  다음 일본의 통제하에 두려고 전쟁을 결의하였다」고 솔직히 썼어야 했다.
  이런 대목도 있었다..
  <日韓倂合은 국제법상의 강제는 아니다. 타국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히틀러의 체코 및 오
  스트리아 병합, 소련의 발트 3국 병합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나는 필자가 「日韓병합은 서구열강의 아프리카 병합과 같았다」고
  이야기하고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조선처럼 오랜 세월 동안 민족통일
  국가를 이어오면서 독자적인 문화와 전통을 固守해온 국가와 민족을 군사력으로 점령한 다
  음 그 정체성과 魂과 自主性을 빼앗아간 日帝의 한국 植民化에 대해서 「국제법상의 강제는
  아니었다」는 말로써 변명하려 든다면 이는 법률가의 작은 잣대로써 거대한 덩어리로서의
  역사를 평가하려는 어리석음이 아닐까.
  체코와 발트 3국의 병합은 他國의 맹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국제법상의 강제이고 自國民
  (조선)의 맹비난과 저항을 불러일으킨 韓日합병은 국제법상의 강제가 아니란 말인가.
  「국민의 역사」는 豊臣秀吉(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을 높게 평가한다.
  <信長·秀吉시대는 武威에 의한 국내통일을 달성하고 다음에 외국 諸國에 대한 지배와 패권
  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 당시 세계적 규모로써 솟구쳐 올랐던 「근대」의식의 당연한 자기
  표현이었다. 秀吉은 왜 朝鮮에 출병했던가. 이미 답은 다 나와 있다. 조선을 경유하여 중국
  을 누르고 북경에 天皇을 두되 자신은 寧波에서 天皇보다도 높은 지위에 앉아 동아시아 全
  域을 내려다보는 帝國을 만든다는 장대한 구상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출병했던 것이다.
  이것이 일본인의 近代의식의 최초, 최대의 자기 표현이었다>
  <스페인에 대항할 수 있는 동아시아 대제국을 세우려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 전술의 愚劣과
  합리성의 결여는 새삼 말할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動機 그 자체는 한 점 의심할 여지가 없
  는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著者(저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당시 유럽의 강자 스페인의 필립 2세와 맞서기 위해서
  동양 3국을 통일하려고 했다고 强辯(강변)하면서 이를 근대의식의 발로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朝鮮에 대해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또 진지한 외교 교섭도 거치지 않고 大軍을 보내 7년간 地獄圖를 연출한 것이 일본 近代의식의 최초이자 최대의 표현이었다니?
  근대의식의 핵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理性과 人本主義에 있을 것이다. 秀吉의 망상으로
  해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본 조선, 일본, 중국(明)의 民衆에 대한 著者의 인도적 고려는 전
  혀 찾아볼 수 없다.
  秀吉은 망상가였지 戰略家는 아니었다. 조선 해군에 대한 과소평가, 조선 민중의 저항의지에 대한 초보적 무시 등등 군사정보 수집에서의 이런 실수는 秀吉이 섬나라에서나 통용되는 전술가였지 대륙을 상대로 한 전쟁 지도능력이 결여된 2류 將帥였음을 보여준다.
  니시오 간지 교수는 「국민의 역사」에서 다른 학자의 문장을 인용하여 이런 요지의 자랑
  을 하고 있다.
  <秀吉의 조선 출병으로 명나라가 망했고, 淸日戰爭에 일본이 이긴 것이 凊의 亡國을 불
  렀으며, 中日戰爭으로써 蔣介石의 中華民國이 망하도록 도왔다. 일본의 개입이 세 중국 정
  권을 연속하여 붕괴시킨 것은 秀吉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역사상 일본은 중국의 영향을
  오래 받아왔으나 그 逆은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지적하여 둘 가치가 있다고 생
  각한다>
  니시오씨는 이런 말을 하고싶은 것이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정신적, 문화적 영향을 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秀吉 이후엔 중국에
  대해서 군사적 영향을 주어 세 政權을 잇따라 망하게 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위업인가. 秀
  吉의 대야망으로부터 시작된 일이니>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것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