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거짓말
  
  저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 있는 하버드 대학에서 1년간(1996-97년) 공부하
  면서 뉴잉글랜드라고 불리는 이 지역을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미국의 50개 주는 별명이 있
  습니다. 매사추세츠주의 별명은 「미국의 정신(The Spirit of America)」입니다. 서기
  1626년에 청교도들이 유럽에서 박해를 피해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상륙한
  곳이 보스톤 남쪽에 있는 플리머스 해안입니다. 그 전에 버지니아주에 유럽에서 건너온 사
  람들이 정착하여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으므로 청교도의 상륙이 미국의 발견이 아니고 최초
  의 정착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메이플라워호의 플리머스 상륙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미국
  의 독립정신이 청교도의 신대륙 등장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석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 청교
  도가 정착했던 매사추세츠주 보스톤 지역은 미국 독립운동과 독립전쟁의 발상지가 되었으며
  「미국의 정신」이란 자랑스런 별명을 갖게 된 것입니다.
  매사추세츠에 처음 정착한 사람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개성이 강했
  습니다. 로저 윌리엄이란 사람은 보스톤에 살다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신도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가 프라비든스(Providence:섭리)란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한
  州가 미국 50개 州中 면적이 가장 작은 로드 아일런드(Rhode Island)입니다. 60X80km 되는
  이 州의 인구는 백만을 넘어 인구면에서 最少는 아닙니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작은 주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영어 알파베트 순으로 미국 州를 쓰면 맨 마지막에 나오는 州입니다.
  Wyoming주입니다. 와이오밍주는 면적은 한반도 전체보다도 약간 큰데 인구가 약40만명입
  니다. 상원의원은 2명인데 인구비례로 뽑는 하원의원은 한 명입니다. 와이오밍주의 별명은
  Equality State입니다. 평등주란 뜻인데, 1869년에 여자에게도 투표권을 주었기 때문입니
  다. 세계 최초의 여성 참정권이라고 합니다. 와이오밍의 명소는 옐로스톤 파크입니다. 미국
  국립공원 제1호이자 미국의 自然美가 두루 모여 있는 최대의 국립공원입니다.
  산, 계곡, 호수, 온천, 간헐천, 숲이 어우러진 곳이지요. 이 옐로스톤 파크 초입에는 그랜
  드 티턴 마운틴(Grand Teton Mountain: 영화제작 파라마운트사의 첫 화면에 등장하는 산이
  자 영화 「세인」의 배경이 된 산)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다시 로드 아일런드로 돌립니다. 저는 미국 사람을 만나면 “한국에서 가장 큰 거
  짓말과 미국에서 가장 큰 거짓말이 뭔지 아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거짓
  말은 DMZ이고 미국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Rhode Island라고 저는 말합니다. 한국의 DMZ
  는 Demilitarilized Zone이란 의미대로 비무장지대여야 하는데 총성, 지뢰, 초소, 침투와
  방어가 오고가는 전투지역이 되어 있고 로드 아일런드는 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드 아일런드의 별명은 Ocean State입니다. 해안이 아름답습니다. 해군기지가 있고 해군
  대학이 있습니다. 뉴포트(Newport)란 작은 해안도시에는 엄청난 부자들의 아름다운 별장들
  이 있고 유명한 요트 경기가 열립니다. 뉴 잉글랜드란 명칭은 이곳이 영국의 자연과 비슷하
  기 때문에 붙인 것 같기도 합니다. 낮은 언덕과 산이 많고 단풍이 기막힙니다. 지명도 영국
  에 있는 地名을 그냥 가져온 경우가 많습니다. 캠브릿지, 뉴포트, 록포트, 플리머스 등등.
  이곳에 정착한 청교도들은 자녀들이 독실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도록 신학교를 만들기 시
  작했습니다. 첫 작품이 하버드 대학이었습니다. 이 명문 대학은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교로
  출발했습니다.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사람들은 울창한 숲을 잘라 배를 만들고 그 배로 무역
  과 어업, 나중에는 포경업을 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한떼 세계 포경업의 首都라고 불리던
  난터켓과 뉴 베드포드가 뉴잉글랜드에 있습니다. 뉴욕항이 각광을 받기 전에 무역항으로 유
  명했던 세일럼(Salem)이 보스톤의 북쪽에 있습니다. 세일럼의 세관 직원으로 일하면서 「주
  홍글씨」 등 명작을 남긴 사람이 나다니엘 호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