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과 노예의 차이는 무엇인가. 자유인은 깡패나 독재자의 악행을 보고는 '당신 그러면 안돼. 혼내 줄 거야'라고 말한다. 노예는 '가만 있을게요. 더 때리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노예는 자유정신과 정의감을 가진 다른 노예가 '당신 그러면 안돼. 혼내 줄 거야'라고 말하려고 하면 '너만 잘 났어'라고 욕하고 말린다. 노예는 그래서 자신을 노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예인 것이다. 창녀는 몸을 팔아서 창녀인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창녀라고 생각하니까 창녀인 것이다.
  악마적 김정일 정권을 상대함에 있어서 우리는 노예적인 언행과 자유인의 언행을 본다. 북한정권의 핵개발은 우리의 안전에 결정적인 위협이 된다. 우리가 가장 강력하게 북한정권의 불법성과 전쟁광기를 비판하면서 응징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제1피해자인 우리 정부는 가만 있는데 미국이 나서서 김정일을 압박하니 일부 철부지들이 들고 일어나 미국을 향하여, 또 미국 정책을 지지하는 한국의 우파를 향하여 '전쟁하자는 것이냐. 무조건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형적인 노예적 발상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는데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에게 아무 자위조치도 취하지 않고서 그런 허약한 자신을 대신하여 적을 제어하려는 친구를 비난하는 존재는 그것이 국가이든 개인이든 정당이든 세력이든 존재할 권리와 자격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생물체의 가장 큰 비겁은 생존의 의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작태이다. 이런 자를 동정할 사람은 없다.
  김정일 정권이 한국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위반하고 미국과 일본과 한국이 당사국인 제네바 협정도 위반하면서 영변 핵개발 시설의 재가동을 선언했는데도 이회창, 노무현 후보쪽에서 나온 논평이란 것이 맥빠진다.
  이회창 후보는 김정일을 만나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겠다는 점을 가장 강조했다. 왜 김정일을 만나야 하는가. 김정일과 만나면 무슨 기적이라도 자동적으로 생긴다는 말인가. 김정일을 서울로 불러내 만나면 몰라도 평양을 찾아가서라도 만나겠다니 이런 굴욕이 어디 있는가. 이회창 후보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줄 만한 자존심이 과연 있는 사람인가.
  김정일이 체제의 생존을 걸고 감행한 핵공갈이 만난다고 해결될까. 안만나도 김정일이 이러다간 내가 죽겠구나 하고 느끼면 핵공갈을 포기하고 굽히게 되어 있다. 그렇게 느끼도록 한국이 중심이 되고 미국과 일본의 협조를 얻어 對北 압박정책을 쓰는 것이 김정일을 굴복시키는 길이다.
  미국 부시 정부가 김정일의 핵공갈을 놓고는 대화를 안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한국의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난다고 해결이 될까. 金正日을 만나는 것보다는 부시와 고이즈미를 만나 한미밀 공조를 다지고 이런 바탕에서 김정일에게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압력을 넣는 것이 正道이다.
  내가 이회창 후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번 조치는 김정일 정권의 핵무기 개발 재개 선언에 다름 없다. 이는 한민족뿐 아니라 전인류에 대한 도전이며 재앙이고 민족반역적 행동이다. 김정일은 이런 악행의 종말은 단순히 북한정권의 붕괴만이 아니라 김정일 본인 그 자신의 안위에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핵개발 재개를 선언한 이상 북한정권의 군사력 강화를 도와줄 수 있는 일체의 대북 지원을 중단하고 미국 일본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명백한 국제법 위반에 대해 김정일 정권이 대가를 지불하도록 제재를 취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우리 정부는 군사적 대비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불안속에서 생활하지 않도록 안보태세를 재점검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자주국방의지를 분명히 할 때 미국과 일본의 지원과 김정일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 김정일 정권의 핵개발은 누구보다도 먼저 7천만 동포에게 큰 재앙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운운'
   오늘 나온 민주당 대변인 성명은 이런 희미한 이회창 후보의 對北정책을 이렇게 비판했다.
  <우리는 이제까지 대북강경정책을 유지해온 이회창 후보야말로 북한 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1994년 북한 핵 위기 때 한국과 미국의 대북 강경론은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를 불렀을 뿐이다. 그때에도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한국의 야당지도자였던 민주당의 현 대통령의 대화 노선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해소했다>
  이회창의 애매모호한 대북정책까지도 강경책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로 굴종해야 그런 비방을 안당할까. 민주당의 유일한 핵개발 포기 방안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다. 김정일이 말로써 순화될 사람인가. 대화와 평화란 좋은 말을 썼지만 이는 무대책이자 핵무기 개발 방임을 의미한다.
  1994년에 한국과 미국의 대북강경책이 전쟁 위기를 불렀다니? 이런 이야기는 평양의 김정일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이 아닌가. 김일성이 핵무기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공갈을 치는 바람에 전쟁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미국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평화에 대한 위협요인을 제거하는 방안으로 당연히 검토해야 할 것이었다. 김영삼의 한국정부는 그런 미국의 선제공격 구상에 반대하였다. 전쟁위기를 불러와 벼랑 끝 전술을 쓴 김일성-김정일이 아니라 허물허물했던 한국 정부에게 전쟁 위기를 불렀다고 덮어씌우다니 이런 국익자해적 말이 집권여당에서 나왔다니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민주당은 북한과 관련된 무슨 문제가 생기기만 하면 조국을 일단 먼저 공격하고 보는 조직인가.
  카터가 나서고 클린턴이 마지 못해 받아들인 것이 제네바 협정이고 북한은 이 협정을 맺고도 비밀리에 핵개발을 했다. 이 협정은 핵위기를 막은 것이 아니라 핵위기를 더 키운 실패작이었다. 민주당은 실패라고 밝혀진 작품을 성공이라 강변한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전쟁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