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세계은행(World Bank)의 [세계 개발 지표]에 따르면 구매력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제14위의 경제대국이다. 국민총생산(GNP)이 아니라 구매력 비교(Purchasing Power Parity)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구매력 비교란 각국의 물가를 감안한 國富 계산법으로서 환율을 기준으로 한 GNP 계산과는 다소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이 구매력 계산은 각국의 비교 상품 목록을 정하고 그 가격을 상호 환산하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생계비용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다.
  
  이 계산법을 쓰면 구매력 기준의 국내총생산 세계 1위는 약8조 달러를 기록한 미국(1998년 기준)이고 2위는 일본이 아니라 중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이 약3조8천억 달러, 3위는 일본 약2.98조 달러, 4위는 인도 약2조 달러, 5위는 독일로 약1.8조 달러順이다. 환율을 기준으로 한 GDP계산으로는 제2위 경제대국이 일본, 제3위는 독일이다. 구매력 기준을 취할 경우 물가가 싼 개발도상국의 국내총생산이 높게 평가된다. 구매력 기준의 국내총생산으로 본 제6위 경제대국은 프랑스(약1.25조 달러), 7위는 영국, 8위 이탈리아, 9위 브라질, 10위 러시아, 11위 멕시코, 12위 캐나다, 13위 스페인, 14위 한국(약6160억 달러), 15위 인도네시아. 1996년의 같은 세계은행 통계와 비교하면 한국은 15위에서 한 등급 올라섰고 러시아는 13위에서 10위로, 인도네시아는 11위에서 16위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세계 전체 GDP의 30.8%를 차지했고 미국이 23.1%, 유럽공동체 11개국이 16.1%, 다른 유럽국가가 7%. 유럽 전체와 미국의 경제력이 같다는 얘기이다. 남미(中美포함)는 8.6%로서 남북미를 합치면 31.7% - 아시아와 비슷해진다.
  
  세계은행은 1965-98년 사이의 국내총생산 연평균 성장률도 계산했는데 上位 15개국중 1위는 중국으로서 8.6%, 2위는 한국 8.1%, 3위는 인도네시아 6.8%, 4위는 인도로서 4.9%였다.
  
  1998년의 한국은 외환위기의 한가운데 있을 때였다. 1999년 통계가 나오면 성적이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 어쨌든 굉장한 기록이다. 한국이 절대로 작은 나라, 만만한 나라가 아니란 自覺을 촉구하는 통계인 것이다. 약200개 나라 가운데서 14위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 - 대한민국, 전란과 분단 속에서 여기까지 조국을 밀어올린 기성세대들에게 감사하자. 고마와할 줄 모르는 후배 세대(일부이겠지만)가 반성하지 않을 경우, 34년 뒤의 이 순위에서 대한민국을 찾으려면 한참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