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선택은 김정일의 운명에 대한 선택
  
  15일에 盧武鉉 후보가 李會昌 후보의 온건한 對北정책까지도 전쟁불사론이라 비판하면서
  『좋은 전쟁과 나쁜 평화는 없다』고 평화주의적 선언을 한 뒤『전쟁이냐, 평화냐』라고 양
  자택일을 요구한 것은 우리 나라 선거사상 일찌기 없었던 도전적인 메시지였다.
  金正日의 핵공갈에 대해서는 전쟁불사론이 당연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비판받아
  야 하는데 전쟁불사론을 나쁜 것으로 규정한 뒤 「모든 전쟁은, 설사 그것이 김정일 정권의
  전쟁위협에 대한 자위적 전쟁이라도 나쁜 것이다」는 의미를 은연중에 깔아놓고는 대담하게
  양자택일을 요구한 것이다. 이는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한 반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어 유권자들을 상당히 설득시켰다는 자신감의 반영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反美는 親北(親
  김정일 정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 反美·좌파 노선을 자주·평화노선으로 위장한 뒤 여기에
  유권자들의 다수가 올라타고 있다고 정세판단을 한 뒤 「전쟁이냐, 평화냐」의 양자택일을
  요구한 것에 대해 우파 세력에선 金正日에 대한 굴복이냐 대한민국을 위한 충성이냐, 즉 반
  역이냐 애국이냐의 선택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盧武鉉 후보의 「전쟁이냐, 평화냐」는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과 헌법질서와 정통 가치관에
  대한 정면 도전의 성격을 가진 것이었다. 親北부패 정권이란 비판을 받아온 金大中 정부보
  다 더 노골적인 좌파 노선의 천명이었다.
  李會昌 후보가 이 문제의 심각성과 핵심을 잡지 못한 것은 그의 산만한 대응이 잘 보여주
  고 있다.
  오늘자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서울 특파원 제이 솔로몬씨의 記名 기사를 실었다.제목
  은 「한국의 선거가 미국과의 관계를 위협하고 있다」였다. 副題는 「평양의 위협에 대한
  반응으로 인해 大選 후보들이 양쪽으로 갈리다」였다.
  이 기사는 李會昌 후보의 對北정책은 金正日 정권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부시의 정책
  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나 盧武鉉 후보는 햇볕정책의 계승자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또
  이번 선거는 「韓美 관계에 대한 사실상의 국민투표」라는 정치분석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솔로몬 특파원은 또 미군주둔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적이었던 盧武鉉 후보는 反美 감정의 高
  潮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보고 있다고 썼다. 그는 또 만약 盧武鉉 후보가 당선되면 대중의
  (반미)규탄(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韓美관계를 심각하게 변화시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는 미국의 안보분석가들 의견을 소개했다.
  며칠 전 한국 大選을 관찰하기 위하여 서울에 온 일본 정부 계열의 한반도 전문가는 나에
  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정부도 盧武鉉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까 해서 걱정을 하고 있다. 盧武鉉
  후보가 지금의 對北유화정책을 계속 편다면 韓美日 공조는 깨어질 것이다. 일본은 미국 편
  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은 金正日 정권 및 중국 정부와 손잡으려 할지 모른다. 이것
  은 동북아에 중대한 사태를 야기할 것이다. 李會昌씨가 당선되면 對金正日 국제 포위망이
  완성되기 때문에 北核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 한국이 외톨이가 되면 이상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이 북한 핵개발 시설을 공격할 때 한국과의 협조를 단념하고 주한미군 시설
  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의 협조 없이 항공모함을 불러와서 북핵 시설을 폭격하면
  金正日 정권은 한국이 고맙다고 서울을 공격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金正日이 미국이나 일본
  을 공격할 수단은 없다. 만약 미국과 멀어져 국제적으로 고립된 한국을 金正日이 공격한다
  면? 한국인들의 이번 선택이 金正日의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