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마틴 셀리그먼이란 사람이 쓴 '낙관론'에 따르면 비관론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낙관론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성공률이 높다고 합니다. 비관주의자들은 현실을 분석할 때는 낙관주의자들보다도 정확도가 높다고 합니다.
비관론은 흔히 예언처럼 그 비관이 실현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비관론자들은 일을 하다가 역경에 부딫치면 비관론이 발동하여 좌절해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 역경의 바로 뒷편에는 성공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낙관론자들은 일과 공부와 스포츠에서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병에 걸렸을 때 회복속도도 빠르다고 합니다.
낙관론자들은 장미빗 색깔의 안경을 통해서 이 세상을 보는 사람들임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비관론자들은 낙관론자들을 이야기할 때 '뭘 모르고 큰 소리 치는 사람'이라고 평합니다. 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낙관론에 기초하여 오판을 하는 쪽이 미리 비관하여 포기하는 것보다도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인류역사상 최고의 낙관론자는 제노아 사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였습니다. 1492년8월3일 그가 세 척의 배-산타 마리아, 핀타, 니나호와 120명의 선원들을 데리고 스페인 해안을 떠나 대서양으로, 서쪽으로 항해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던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확한 海圖도 없었고, 레이더도 없었으며, 인공위성 위치 확인 장치도 없었습니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도 몇이 되지 않을 때여서 항해끝에는 나이아가라 같은 절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콜롬버스는 서쪽으로 항해하면 인도에 도착할 수 있고 인도와 향료 등 무역을 하여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하였습니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영국, 아일랜드 왕가를 찾아가 돈을 대라고 요구했습니다.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이 결국 그의 후견인이 됩니다만 스폰서를 구하는 데 8년이 걸린 뒤였습니다.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종전의 항해법을 무시하고 그 자신의 항해법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종전의 항해법은 해안에 바짝 붙어서 해안을 따라 가는 것이었습니다. 콜롬버스식 항해는 해안을 떠나 직각을 그리며 대서양 속으로 그냥 돌진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 채 70일간 망망대해를 항해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폭풍우에 휘말리지 않을까, 위치를 잊어먹고 대양의 미아가 되지 않을까. 콜롬버스는 선원들이 불안해할까 봐 항해일지를 쓸 때 실제항해거리보다 줄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확인된 사실은 계산착오로 실제항해거리보다 이 가짜 항해거리가 더 정확했다고 합니다.
1492년10월12일 콜롬버스 선단은 지금의 바하마 웨이팅 섬에 도착했습니다. 콜롬버스는 죽을 때까지 이곳이 인도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역사학자들은 한 인간의 업적 가운데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낙관에 바탕을 둔 모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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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0일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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