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案이 없는 햇볕정책은 정책이 아님
  -金正日의 불장난과 한국 정부의 비겁한 대응
  
  북한의 金正日 정권은 영변 핵무기 개발 시설 중 핵심 시설 두 곳에 손을 댔다. 원자로에서
  나온 8000여개의 사용후 핵연료봉 저장 시설에 국제원자력기구가 붙여놓은 봉인을 제거한
  데 이어 23일엔 이 사용후 핵연료봉을 가져가서 재처리할 수 있는 방사화학실험실의 봉인
  도 제거하고 있다고 한다. 8000개의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면 원자폭탄을 몇개 만들 수 있는
  무기제조용 플루토늄을 뽑아낼 수 있다. 이제 김정일 정권은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협정을
  깨어버리고 핵무기 개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4일자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와 한 인터뷰에서 『햇볕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했다. 어제(23일) 盧武鉉 당선자를 만난 金大中 대통령은『북한 핵개발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절대로 전쟁으로 가면 안된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먼저 국제법을 위반한 북한이 원상회복시키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종전
  태도를 더욱 硬化시키고 있다. 우선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미국이 이라
  크에 대한 전쟁 준비에 매달려 있다고 해서 모험을 하려고 한다면 그건 실수다. 우리는 2
  개 이상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상원의 조셉 비덴 외교분과위원장은 『북한은 현재 사담 후세인보다 미국 국익에 더
  다급한 위협이다』면서『북한이 재처리 시설을 가동한다면 수개월 이내에 4-5개의 핵폭탄
  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北核 문제는 점점 에스컬레이트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想定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1. 북한정권이 핵재처리 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하고 미국이 그런 정권과의 대화를 계속 거
  부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국제원자력기구는 이 국제법 위반 문제를 유엔의 안전보
  장이사회에 상정할 것이다. 미국은 유엔을 통한 對北경제제재를 추진할 것이다. 안보리 상
  임이사국인 중국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가 유엔의 기치하에서 對北경
  제제재를 단행하는데 한국이 빠질 수 있을까. 한국이 국제사회를 버리고 혼자서 북한정권에
  게 현금과 물자 지원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한다면 한국정부가 북한정권과 손잡고 국
  제사회와 대항한다는 이야기인데 악마와의 동반자살을 선택하도록 우리 국민들이 놔둘 것인
  가. 만약 유엔이 이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에 대한 제재를 결의하면 어쩔 것인가.
  미국이 한국 수출 상품에 대해 규제를 시작한다면? 미국 국민들이 나서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2. 한국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1994년에 카터가 했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카터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한 對北 경제제재에 들어가기 직전 평양을 방문하여 김일성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중계했고, 핵개발 凍結의 대가로 북한이 요구하는 경수로 건설을 미국 정부
  에 건의하겠다는 언질을 주었고 이런 선에서 제네바 협정이 체결되었다. 우리 정부가 하겠
  다고 나선다고 해서 이런 중계 역할이 이번에도 가능할까. 부시 행정부는 우선 김정일의 말
  과 약속을 불신하고 있다. 제네바 협정도 태연히 깨는 독재자의 말을 어떻게 믿나, 한국이
  그 약속을 보장할 방법이 있나, 對北 경제제재 군사압력 외교압력 같은 힘을 통한 압박이
  김정일의 태도를 변화시키지 대화가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이렇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
  한과 대화를 해도 미국이 직접 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미국과 북한의 대결에서 한국의
  독자적 역할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이다. 김정일의 일관된 자세도 핵무기 같은 중
  요 잇슈는 미국과의 담판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우리 정부가 김정일의 메신저
  나 대변인 역할만 하고 미국과 북한이 北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한국 정부가 바지저고리가
  될 수도 있다.
  3. 그렇다면 우리가 한미안보동맹 정신에 입각하여 미국과 확고한 對北공조를 유지하면 과
  연(한국내 좌파들의 주장대로) 전쟁이 일어날까: 부시 행정부와 협조하여 유엔 결의에 의한
  對北 경제제재에 들어가고 이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 高潮에 대비하여 韓美군사동맹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킨다고 하자. 김정일 정권은 예의 서울 불바다론을 들고나와 공갈을 칠
  것이다. 이에 대해서 부시 행정부는 이런 선언을 할 수 있다.
  「만약 북한군이 서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
  이다」
  이렇게 되면 김정일은 전면전을 단념하고 핵개발포기를 전제로 한 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
  4. 對北경제제재는 지금 내부적으로 개혁이란 것을 벌여놓고 물건과 달러가 아쉬운 김정일
  에게는 거의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이 상황이 오래 가는 동안 북한이 핵개발을 가속
  시켜 핵보유 선언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은 핵보유 선언을 한 북한을 과연 공격할
  것인가, 경제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인가. 미국이 북한보다 핵무기 개발 진도가 떨어진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북한정권에 대해서는 타협적으로 나가는 것은 미국의 여론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기 전에 만약 한국이 군사행동에 협조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상당수 철수시켜 북한군의 공격권에 들지 않도록 하지 않을까.
  5. 미국이 영변 핵개발 시설을 폭격할 것인가: 방사능 오염은 어떻게 할 것인가. 폭격의 효
  과는 과연 있는가. 핵폭탄을 다른 시설에 숨겨놓았을 때 재처리 시설만 파괴한다고 해서 핵
  공갈의 원천을 제거할 수 있나. 한국이 그런 공격에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은 동해에 항공
  모함 전투부대를 배치해놓고 공습을 할터인데 북한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을 공격할 때
  미국에 협조하지 않은 한국이 과연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6. 김정일 정권은 남한내의 친북세력을 선동하여 한미 협조와 안보 동맹의 작동을 중단시키
  려고 획책할 것이다: 이럴 때 보수층이 위기감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집권층은
  친북세력의 준동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이런 사태는 악화되면 內亂的 형태를 띠게 된다.
  7. 김정일의 핵무기 개발은 동족인 한국 국민을 칠려고 만든 것이다. 동족공멸의 불장난이
  다. 이에 대해서 한국정부가 미북간의 문제이니 우리는 중재나 하겠다는 자세를 취하는 것
  은 자신의 생존과 관계된 문제 해결을 외국에게 넘기는 전형적인 사대주의이다. 우리의 對
  北 압박 카드는 對北경제협력중단, 철로연결공사 중단, 한미 군사 동맹 강화 등 여럿이 있
  다. 햇볕정책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는 김정일 정권의 핵공갈에 넘어가 계속해서 돈과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굴종으로 보인다. 대안이 없는 정책은 정책이 아니다. 모든 정책에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구멍가게를 인수하는 협상을 할 때도 여러 가지 대안을 가지고 임하는
  데 국가 생존의 문제에 임하여 한 가지 정책밖에 없다고 선언하는 것은 敵에게 이쪽의 전략
  을 다 드러내보이는 협상력의 포기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