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韓国방문은 1990년대 이후 세 번째다. 교황 프란치스코를
  맞은 韓国은 마치 '가톨릭 국가'인 것 같은 분위기였다. 朴槿恵
  대통령은 교황을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고, 공식접견 外, 미사에
  도 출석하는 등 총 세 번이나 대면했다. TV는 1시간 이상에 걸쳐
  미사를 중계하고 신문은 연일 톱뉴스나 특집을 내보냈다.
  하일라이트는 16일의 야외 미사로, 서울 중심부인 광화문 광장에서
  고궁인 경복궁과 청와대를 배경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가운데 실시되었다.
  
  교황이 18일 떠나가고 난 후, 언론에서는, "과잉 아닌가?"라는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정 종교만 유별나게
  대우해 주는 이 같은 현상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韓国에는 약
  540만명의 가톨릭(韓国에서는 天主教라고 부른다) 신도가 있
  는데, 같은 기독교인 프로테스탄트(韓国에서는 개신교)가 신
  도수가 그 倍 이상이며, 그 이상의 불교 또한 있다. 향후, 다른
  종교 지도자의 韓国방문시에도 똑 같은 처우나 행사를 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朴大統領을 포함한 韓国정부가 이번에 이례적 환대를 하게 된
  배경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국제적 지명도가 높은 교황이
  韓国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가톨릭국가들을 비롯해 세계 많
  은 나라에 전해진다는 점을 계산하고, 韓国의 국제적 이미지
  를 높여 보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 그 하나다.
  
  다른 하나는, 韓國 국내用에 해당한다. '貧者(빈자)의 교회'를
  강조하는 교황에 편승하여(힘을 빌어) 朴槿恵 정권이 얼마나
  약자를 배려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려
  하는 것이다. 朴大統領은 개인적으로 가톨릭계인 西江大
  출신이어서 가톨릭에는 친근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교황은
  체재 기간중 西江大를 방문했다.
  
  그런데, 이러한 환대의 이면을 보면 또 다른 양상이 보인다.
  교황의 貧者나 약자에 대한 배려가 韓国内 反정부・野党세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韓国의 정치는 세월호 침몰사고의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요동치고 있다. 反정부・野党세력은
  朴政権의 책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등 家族救済나
  재발방지 관련법안을 둘러싸고 정국마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교황 체재중, 가는 곳마다 세월호 유족이 등장하여 교황에게
  매달려 호소했다. 이 외에 각광을 받은 것은 軍基地반대자나
  都市再開発피해자, 해고노동자 등 대부분이 反정부・野党
  세력이었다. 미사 때 가장 앞자리에 앉은 '反日 前위안부'들의
  모습이 오히려 작아 보일 정도였다.
  
  韓国 가툴릭계에는 이전부터 좌익적인 '정의구현사제단'이라는
  조직이 反정부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번에도 그 영향이 있었던
  듯했다. 그들은 北韓에 대해서는 언제나 '융화적' 비판에만
  머물 뿐, 비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에,
  은밀하게 平壌을 방문하고 韓国을 비난한 신부(神父)도 있다.
  교황은 韓国內에 있는 불행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였을 뿐, 北韓에서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 안했다.
  
  같은 교황이라도 '요한 바울 2세'(2005年 별세)는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했다. 이같은 '바울 2세' 교황의 發信이나
  행동에 힘을 얻은 동유럽 공산권의 민중들이 공산권 붕괴의
  동인이 됐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韓国의 貧者나 약자는 교황이 굳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구제가
  가능하다. 지금, 東아시아 지역에서 교황의 구제 메시지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바로 北韓 땅의 民衆들이다. 그런데,
  4박5일의 체재중, 이런 기대는 결국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