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대사에서 젊은이들이 주도하여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든 최초의 사례는 1960년의 4.19혁명이었습니다. 3.15대통령 선거부정을 규탄하는 학생시위가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렸고 민주당 정권이 섰습니다. 학생들은 역사의 주인공이란 자부심으로, 정치인들은 학생들에 대한 채무의식으로 해서 학생들이 큰 소리 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과하게 정치에 개입하고 또 급진적으로 통일논의를 전개시켜나가는 가운데서 지하에서 숨죽이고 있던 좌익들이 공공연하게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데모로 날이 새고 지는 혼란이 계속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다가 赤化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장면 민주당 정부는 신구파의 내부 분렬로 해서 이런 혼란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회 혼란에 가장 큰 불안감을 느낀 것은 6.25참전 경험이 있는 군 장교단이었고 이런 위기감 속에서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한 5.16 혁명모의가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군대 전체가 장면 정부의 무능에 대해 불만을 쌓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박정희 소장 그룹이 거의 공공연하게 쿠데타 모의를 하고 다녀도 아무도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남북한 무장 대치상황에서 군장교단이 느끼는 체제불안은 사회인들보다는 예민한 법입니다. 1961년5월16일 한강을 넘어 서울로 들어온 혁명군은 4천명에 불과했지만 장면 정권에 등을 돌린 60만 대군의 軍心이 이를 방치하였기 때문에 진압이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윤보선 대통령조차도 쿠데타 소식에 접하자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5.16 당일 미군 정보기관이 서울시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에 따르면 절대 다수가 쿠데타를 지지하였다고 합니다. 박정희 쿠데타가 성공한 것은 이처럼 民心과 軍心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사이 4.19 이후 처음으로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세대 혁명을 통해서 정권을 만들었다고 들뜬 마음인 것 같습니다. 보수층과 기성세대는 '이 나이에 험한 꼴 보는 것이 아닌가'하고 걱정합니다. '우리도 가만 있으면 안된다'고 투지를 불태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좌우, 상하의 갈등이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면 행동에 나설 세력은 김정일 정권만은 아닐 것입니다. 자중자애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