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등은 자의적 판결' 주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활동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법원 상고심 변론을 맡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고, 21일 동아닷컴이 전했다. 1심 재판부에서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이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불법 선거운동은 아니다’라고 판단되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원세훈 전 원장은 올해 2월 서울고법 항소심에서 ‘국정원법 위반은 물론이고 선거법 위반까지 모두 유죄로 판단’돼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어, 항소심 판결이 좌편향적이라는 비판여론이 일었다.
  
  동아닷컴은 “김 전 총리는 이날 원 전 원장의 상고심 재판부인 대법원 3부에 변호인 선임계와 상고이유보충서를 제출했다”며 “대법관 출신인 김 전 총리는 2010년 10월∼2013년 2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뒤 지난해 11월 변호사 개업을 했다. 별다른 사건 수임 없이 법률자문 등만 해오던 김 전 총리가 직접 중요 피고인의 변호인으로 나선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는 평이 나온다”고 평했다. 이어 1심부터 원 전 원장의 변호를 맡아온 이동명 변호사의 “원 전 원장의 가족이 김 전 총리에게 사건 수임을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래 고심하다가 한 달도 훨씬 전에 항소심 판결문을 받아 보고 상고이유보충서를 작성했다”는 주장도 전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총리에게 직접 원 전 원장 사건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며 동아닷컴은 하지만 김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의“김 전 총리가 이동명 변호사와 과거에 법원행정처에서 수년간 함께 근무하는 등 워낙 가까운 사이여서 수임 요청을 뿌리치지 못했을 것이다. 정치적 판단보다는 개인적인 선택으로 보인다”는 말도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상고이유보충서에서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볼 증거가 없다”면서 항소심 판결 중 공직선거법 위반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 초점을 뒀다고 동아닷컴은 전했다.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원 전 원장의 지시를 항소심 재판부가 “국정원 직원들의 활동이 외부에 드러나 문제 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조심하라는 취지”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 김황식 전 총리가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한 동아닷컴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 20일을 전후해 정치와 선거 관련 글의 양이 급증한 점’을 두고 항소심 재판부가 “특정 후보의 낙선 또는 당선 목적이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데 대해 “논리 비약이 심하다. 유죄라는 결론을 지어놓고 내린 판결”이라는 반박을 김황식 전 총리가 했다고 전했다. [류상우 기자: dasom-rsw@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