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 특종/30년 前 납북어부 李在根씨 북한 탈출, 제3국에 은신하다가 月刊朝鮮 金容三 기자에 의해 구출되다. 정부서 인수·보호중…납북어부 32명의 근황도 증언『정부서 도와주지 않으면 헤엄쳐서라도 고향에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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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전 서해 상에서 어로작업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강제 납북돼 북한에서 억류생활을
  하던 납북어부 이재근(李在根·62)씨가 북한을 탈출, 2년간 제3국에서 은신생활을 하고 있다가
  월간조선(月刊朝鮮) 기자에게 발견돼 최근 우리 정부측에 인계되었다. 납북어부가 북한을 탈
  출, 본국 귀환 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저인망 어선인 봉산22호 선원으로서 1970년 4월29일 새벽 2시경 연평도 근해에서
  조업중 북한 경비정에 납북됐다. 함께 납북된 봉산21호 선원을 포함한 27명중 19명은 그 해
  11월29일 어선과 함께 송환됐으나 이씨를 비롯한 8명의 어부는 북한 당국에 의해 강제 억류
  됐었다.
  이씨는 1998년 8월 말 북한을 탈출, 제3국에 위치한 우리 공관을 찾아가 수차에 걸쳐 귀
  국을 희망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은신중 국내 북한 인권운동 단체에 구조를 요청했었
  다. 월간조선 金容三기자가 제3국에서 이씨를 만나 신원을 확인, 우리 정부측에 알림으로써
  이씨는 현재 안전하게 보호를 받고 있으며 곧 고향에 돌아온다. 정부는 제3국에 체제중이던
  이씨와, 함께 탈북한 아내 및 아들에게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확인하는 여행증명서를 발급
  했다. 이씨는 정부가 발표한 납북 억류자 454명 명단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의 증언에 의하
  면 이씨처럼 간첩훈련을 받은 납북어부들은 평생 동안 극심한 감시가 따라붙는데, 식량난이
  닥치면서 감시 통제의 손길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씨의 본적지는 경남으로서 서울 모 고교 야간부를 중퇴하고 1965년부터 어부로 일하던
  중 서해상에서 납북 당했다. 그는 북한 억류생활중이던 1987년 노동당에 입당했으며, 북한에
  서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두었다. 고향에는 형, 동생, 누나가 살고 있으며, 생사를 모르는 아
  들이 있다. 국내 가족들은 이재근씨의 탈출 및 은신생활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증언에 의하면 봉산21, 22호 납북어부들은 6개월간 신변조사를 받았는데, 이 과정
  에서 북한 당국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신체 건강하며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는 사람들을 회
  유, 협박하여 억류시켰다고 한다. 이씨를 비롯한 7명의 어부(정부의 납북 억류자 현황에는
  봉산 21, 22호 억류자가 8명으로 되어 있는데 이씨는 7명만 기억)들은 1970년 11월15일, 대
  남(對南) 적화통일을 위한 간첩 양성기관인 중앙당 정치학교(현재는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으
  로 개편)에 입교해 2년 6개월간 사격, 폭파, 요인암살, 침투, 무전, 수영, 격술 등 남파간첩
  특수훈련을 받았다.
  졸업 후 이씨는 사상성향이 불량하다고 하여 대남공작부서로 가지 못하고 함남 함주군 선
  박전동기공장에 배치돼 25년간 일반 노동자로 근무했다. 함께 입교했던 동료들은 대남연락
  소 지도원, 간첩 안내원, 중앙당 정치학교 남조선어 교관 등 대남 공작 관련 부서에 근무했
  다고 한다. 이씨의 증언은 북한 당국이 납북어부를 간첩으로 교육시켜 대남 공작에 이용하
  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그는 1981년과 85년 두 차례 원산 연락소에서 납북어부들을 대상으로 한 재강습을 받았는
  데, 이때 100여 명의 납북어부들과 3개월간 함께 생활하며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이씨는
  이중 이름과 인상착의를 기억하는 25명(그중 3명 사망·모두 정부 발표 납북 억류자 명단에
  기재됨), 정부의 납북 억류자 현황에 포함되지 않은 7명(그중 1명 사망) 등 32명의 납북어부
  인적 사항을 공개했다.
  이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탄광이나 광산, 기계공장이나 농장 등 북한에서도 최하층
  노동자로 배치돼 철저한 감시 하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량난이 심화
  되면서 납북어부 김장원(함북 함흥시 사포2동 거주·흥남비료연합기업소 기계기사)씨 일가 7
  명은 1997년 아들 하나를 제외한 여섯 식구가 굶어죽었다고 증언했다. 정부의 납북 억류자
  현황에는 김장원씨가 1965년 11월20일 명덕호를 타다 납북 당했으며(당시 16세) 강원 속초
  가 고향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 정부의 납북 억류자 현황에 포함되지 않은 납북어부 5명은 소형 어선을 타고 어로작
  업을 나갔다가 납북된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이 증언으로 미루어 정부의 납북 억류자 현황
  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요망된다.
  이씨는 또 함주 선박전동기공장에서 2년여 함께 일했던 국군포로 곽문한씨의 인적사항도
  공개했다. 국군포로 곽씨는 1977년에 행방불명됐는데, 이씨는 정황으로 보아 정치범 수용소
  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근씨는 납북 전 서울에서 동거생활을 하며 아들(김종목)을 하나 두었는데, 동거녀가
  사망하는 바람에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서울 성동구 신당동 김학룡씨 집 앞에 버리고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이씨는 『귀국하면 아들을 찾아서 속죄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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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在根씨가 증언한 생존 납북어부(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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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일 중앙당 대남연락소 지도원. 충남 당진이 고향. 인천공고 출신. 봉산21호 타다
  1970년 4월29일 납북.
  ◇김대곤 함북 경성군 주을온천 부근 하온포리 거주. 키가 작고 어깨가 벌어졌으며 경상
  도 토박이 말씨 사용. 고향은 경남 경주. 울산 방어진과 정자리 부근에 오래 살았다고 함.
  제주도 앞바다에서 납치. 1967년 4월12일 천대11호 타다 납북(당시 27세).
  ◇김옥률 함남 금야군(과거의 영흥군) 금야탄광 공무작업반에서 선반작업공으로 근무. 얼
  굴이 긴 편이며 입이 오목하게 생겼고 잘 웃는 스타일. 성격이 원만 온순. 1972년 12월28일
  오대양 61호 타다 납북(당시 17세), 고향은 경남 거제.
  ◇김용길 형제가 동시에 납북되어 함남 단천제련소에 함께 근무. 김용길씨는 동생이고, 형
  이름은 모름(정부 발표자료에는 동생 이름만 기록되어 있을 뿐 형제가 납북되었다는 기록은
  발견되지 않음). 1968년 6월6일 덕산호 타다 납북(당시 18세), 고향은 전남 해남.
  ◇김장훈 평남 순천군 군자리의 군자혁명사적지 관리원으로 근무. 1967년 4월12일 천대11
  호를 타다 납북(당시 31세), 고향은 경북 경주.
  ◇김태랑 황해북도 사리원시 기계공장(농기구, 혹은 광산기계) 직장장. 황해북도 사리원시
  운하2동 거주. 고향은 전남 청산도. 청산국민학교 출신. 봉산21호를 타다 1970년 4월29일 납
  북.
  ◇김휘남 평남 양덕군 농기계공장에 근무. 전라도 말씨 사용하고 키가 컸다. 1972년 2월4
  일 안영 36호 타다 납북(당시 23세), 고향은 전남 완도.
  ◇남정열 함남 금야군(과거의 영흥군) 비단리, 비단공장 기계 수리공으로 근무. 사람이 점
  잖은 편. 1972년 6월9일 유풍호를 타다 납북(당시 39세), 강원도 속초가 고향.
  ◇박장현 함북 함흥의 가담 동흥산구역 기계공장에 근무. 온순하고 키가 큰 편. 1985년에
  32~33세 정도. 1972년 2월4일 안영35호 타다 납북(당시 나이 20세), 고향은 전남 여천.
  ◇박휘만 황해북도 황주군 인민병원 의사. 포항수산고 출신. 북한 억류생활 중 사리원의대
  입학허가가 나서 이 학교 졸업후 의사가 됨. 봉산22호 갑판장으로 1970년 4월29일 납북.
  ◇이동우 신의주의 알루미늄 공장 근무. 신의주 시내에 거주. 1969년 5월10일 복순호 타다
  납북(당시 27세), 고향은 충남 홍성.
  ◇이선주 함북 경성군 농장에 거주. 그의 형이 황해도 장연군인가에서 당 간부로 잘 산다
  는 이야기를 들음. 조카가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로 근무. 얼굴이 둥글고 말씨가 느림. 1968년
  6월6일 덕산호 타다 납북(당시 26세), 고향은 충남 당진.
  ◇이일남 함북 함주군 요업공장 노동자. 엔진 수리공으로서 엔진을 잘 만졌다. 1979년에
  입당. 작업 과정에서 높은 곳에 올라가 작업하다 허리를 다쳐 척추를 잘 쓰지 못함. 1968년
  6월8일 풍년호 타다 납북(당시 27세), 경기도 부천이 고향.
  ◇임판길 평북 신의주 펄프공장에 근무. 해병대 제대군인 출신으로 힘에 세고 성격이 거
  칠었다. 1969년 5월10일 복순호 타다 납북(당시 31세), 전북 옥구가 고향.
  ◇장영환 평북 태천군 광산에 근무. 얼굴이 넓적하고 간부 타입이며 서울 말씨 사용. 인물
  이 잘생긴 편이며 늘 웃는 얼굴. 1974년 2월15일 수원33호를 타다 납북(당시 27세), 경기 군
  포가 고향.
  ◇정동배 함흥 흥남비료공장 인근의 사포농장에 근무. 1972년 2월4일 안영35호 타다 납북
  ( 당시 18세), 고향은 서울 종로.
  ◇정영철(이재근씨는 김영철로 증언) 중앙당 대남연락소에서 남한을 왕래하는 간첩 안내
  원(속칭 피스톤)으로 근무. 납북 당시 15세. 전남 진도가 고향. 봉산21호 타다 1970년 4월29
  일 납북.
  ◇진정팔 함북 나남의 광산 기계공장 직맹위원장. 여자처럼 곱게 생겼으며 경상도 토박이
  말씨 사용. 1967년 4월12일 천대11호를 타다 납북(당시 26세), 경북 영일이 고향.
  ◇최동진 함남 이원군의 차량공장(기관차 수리소)에 근무. 충청도 사투리를 썼으며 얼굴이
  신사처럼 반듯했다. 1968년 6월6일 영신호 타다 납북(당시 20세), 충남 보령이 고향.
  ◇최종율 중앙당 정치학교 남조선언어 교관. 봉산21호를 타다 1970년 4월29일 납북. 납북
  당시 나이 19세. 고향은 전남 강진.
  ◇함기남 평북 신의주 펄프공장 공급지도원. 주소는 신의주시 역전동 40반. 사람이 약게
  생겼음. 1968년 10월30일 용명호 타다 납북(당시 20세), 강원도 고성이 고향.
  ◇황석균 중앙당 정치학교 졸업 후 대남연락소 요원으로 일하다 은퇴. 납북 당시 30세. 고
  향은 충남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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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在根씨가 증언한 사망 납북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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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원 함북 함흥시 사포2동 거주했음.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분공장에 근무했던 기계
  기사. 1997년 일가족 7명 중 아들 하나만 남고 6명 굶어죽음. 1965년 11월20일 명덕호 타다
  납북(당시 16세), 강원 속초가 고향.
  ◇김홍일 함북 명천군의 화학공장에 근무하다 사망. 사망 원인 정확히 모름. 경상도 토박
  이 말씨를 썼고 앞니가 약간 벌어진 농군 스타일. 1967년 4월12일 천대11호를 타다 납북(당
  시 25세), 고향은 경남 산청.
  ◇서영구 함북 청진 윗지역에 위치한 부령 야금공장 노동자로 근무하다 사망. 부산 말씨
  를 썼으며 점잖은 언행으로 꼭 필요한 말만 했다. 1972년 12월28일 오대양 62호를 타다 납북
  (당시 38세), 부산 영도가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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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납북 억류자 명단에 나오지 않는 납북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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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도 함남 함흥에서 20리 정도 떨어진 동산구역의 화정리 농장에 근무. 경상도 마산
  부근이 고향이며, 아주 작은 전마선을 타다 김영두씨와 함께 납북.
  ◇김영두 함북 함흥의 차(車)수리공장에 있다가 텔레비전 수리소로 옮겨 근무. 도박을 좋
  아함. 얼굴이 고운 편이고 신사형. 경상도 사투리를 썼으며 고향이 고성인지 통영으로 기억.
  ◇김창배 함남 함흥시 입구의 트랙터 공장 부속품공장에 근무. 술에 취하면 술상을 뒤엎
  는 등 행패를 부림. 얼굴이 험상궂고 전형적인 경상도 사투리 사용.
  ◇우성희 형제 함북 북청의 과수원 사과밭에 근무. 형제가 함께 납북. 우성희가 형이었고,
  동생 이름은 기억나지 않음. 우성희는 얼굴이 둥글고 노래를 잘 불렀으며 키는 165Cm 정도.
  ◇이해원(사망) 李在根씨가 재강습에 갔을 때 만났는데, 1985년 당시 30세 전후로 기억.
  ◇조○○(이름 기억 못함) 이재근씨의 중앙당 정치학교 같은 조 조장. 1970년 당시 45세
  정도. 남한에 한두 차례 침투 경력이 있음. 이재근씨와 함께 중앙당 정치학교에서 교육중 남
  한으로 침투. 얼굴이 둥글고 성격이 원만. 키는 165Cm 정도. 충청도 말씨 사용.
  ◇최○○(이름 기억 못함) 경상도 말씨를 썼고, 앞니는 모두 금이빨. 살결이 검고 키는
  176Cm 정도. 1960년대 후반 납북된 것으로 추정. 이재근씨와 중앙당 정치학교에서 같은 조
  에 소속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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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의 남한 출신 억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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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문한(국군포로) 李在根씨와 같은 함북 함주 선박전동기공장에 목수로 근무. 1975년 당
  시 55세 정도. 충청도 말씨 사용. 키가 작고 얼굴이 둥근 편. 1977년 무렵 행방불명(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
  ◇안성봉(재일 교포 북송자) 함북 함주 요업공장에 근무. 조총련에 속아서 북송선을 탔는
  데 아버지가 대구시에서 양복점을 한다는 사실 확인하여 일본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다 발각
  돼 행방불명(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
  ◇최상구(인민군 의용군·사망) 전남 해남 출신으로 6·25 때 인민군을 따라 북한으로 옴.
  1996년 굶어죽음. 죽기 직전 이재근씨에게 『내가 북한에 충성을 바쳤는데 굶어죽다니 참으
  로 한스럽다』고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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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사가 확인된 납북어부 가족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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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울산에 살고 있는 이재근씨의 형 이재원(李在元·경남 울산시 달동)씨는 『동생이 죽
  은 것으로 알고 10년 전부터 제사를 지냈는데, 곧 고향에 돌아온다니 꿈만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