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이 글은 http://cafe.daum.net/freedomwarrior 에 운영자가 올린 글을 퍼온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이 신설 사이트는 저의 1家口 1홈페이지 제안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운영자는 군 복무를 마친 대학 재학생인데 freedomwarrior란 사이트 이름이 말해주듯이 자유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며 싸워서 지켜내어야 하는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접속을 바랍니다.
  
  
  
  이 글은 제가 아버지(60세)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글로 옮긴 것 입니다. 저희 가족의 6.25 수난사를 기록으로 남기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종로에서 오랜 동안 평화롭게 살던 저희 가족이 어느날 갑자기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된 것은 비단 저희 가족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다만 전쟁을 겪었던 아버지 세대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당시 일어났던 비극에 대해 저를 비롯한 젊은 세대가 반세기 전 이땅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멀리서 울리는 둔중한 대포소리에 집 전체가 흔들리고 콩 볶는 듯한 기관총소리에 놀란 온 가족이 안절부절 하는 가운데 당시 고위 경찰 간부셨던 할아버지께서는 마침내 결단을 내리신 듯 색(sack)을 메시고 할머니에게 몇 마디 당부를 하신 후 가족들과 헤어져 남쪽으로 탈출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은 바뀌었다. 사람들의 일상은 어제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었으며, 우리집은 수저 와 밥그릇 몇 개만 남고 소위 적산(敵産-적에게 강압적으로 넘어가게 된 재산)으로 압류되었다. 또한 우리집의 사랑채는 집주인의 허락도 없이 인민위원장이 임의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예컨대 동네에서 배추장수를 하던 `뺑대`(별명)라는 자가 어느날 갑자기 인민위원장으로 돌변하여 젊은 청년들을 마구잡이로 북한의 인민군에 강제 입대 시키거나 소위 우익 인사들을 잡아들인다던가 예전에는 양같이 순해 보였던 `맨발`(별명-술 만 먹으면 맨발로 동네를 돌아다니며 행패를 부렸다고 함.)이 `붉은 완장`을 차고 동네를 휘 젖고 다닐 때는 사람들은 멀리서 그 모습만 보아도 기가 죽어 버렸다.
  
  1950년 7월 초에 목격한 인민 재판은 60이 넘으신 지금에도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충격으로 남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하신다. 백지장처럼 창백했던 10여명의 포승 줄로 묶여있던 사람들, 소위 반동(우익인사)들은 재판도 없이 “죽여라” 하는 일부 동원된 군중의 아우성과 동시에 무수한 곡괭이와 몽둥이 질에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피를 뿜으며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재판을 시작한지 불과 10분도 채 못되어 반동들은 주인 없는 주검 이 되어 거적에 덮인 채로 뒷골목에 버려졌다.
  
  특히 집에서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애견을 `붉은 완장`(맨발)이 와서 복중에 보신하겠다며 당장 내놓으라는 으름장에도 할머니께서는 첫째-어린애가 애지중지하는 짐승이고, 둘째-아무리 짐승이지만 임신 중으로 해산하기 전에는 내어줄 수 없다고 하셨다. 할머니께서는 서슬 퍼런 완장의 완력에도 굴하지 않으셨다. 애원 조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마음 졸이며 자초지종을 바라보시던 아버지께서 마침내 망치를 들고 울면서 완장에게 대들자 완장은 마침내 더러운 술 냄새를 풍기던 입으로 상스러운 말을 해가며 퇴장해 버렸다. 집에서는 앞집사람 들의 협조를 받아 아버지의 애견을 경기도 양주군 진건면 사능(思陵-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의 능이 있는 곳)으로 대피시켰다. 자전거에 실려가던 애견의 애처러운 모습을 아버지는 지금도 잊지 않고 계시다. 그것이 아버지와 애견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한가지 저와 같은 젊은 분들에게 당부 드릴게 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그러나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북한의 기아에 시달리는 우리동포 들은 당연히 우리가 포용을 해야 할 줄로 압니다. 하지만 싸구려 사이비 사회주의 사상인 주체사상의 신봉자 김정일과 그의 추종세력에 대해서는 용서와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될 것 입니다.
  
  촛불시위와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두 여중생의 죽음은 물론 안타까운 일 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행동이 세대를 초월해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제발 순서를 바꾸십시오! 북한의 굶주린 수백만의 동포들의 인권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해 먼저 요구 하셔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버지와 시간이 되는 대로 저희 가족의 6.25수난 사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