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먼드가 있다고 치자. 아무리 선량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고 해도 소유자는 다이어먼드를 특수 금고 안에 깊숙이 감추고 문단속도 열심히 하며 맹견도 기른다. 왜인가. 다이어먼드가 그토록 귀중하고 비싸기 때문이다. 귀중한 것만큼 그것을 앗아가려는 유혹도 강하고 그래서 도둑과 강도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자유는 다이어먼드보다 수백 배, 수천 배나 귀중하다. 자유를 지키지 않고, 자유를 안전 지대에 놓지 않고 아무 데나 방치하고 다닌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도둑이 훔칠 것이다. 강도에게 빼앗길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그래서 수많은 도전을 받았다. 그것을 빼앗아가려는 세력들로부터. 자유가 그만큼 귀중하기 때문에 우리 안팎의 세력들이 가만두지를 않았다. 김일성과 스탈린과 모택동이 작당하고 대문을 부수고 빼앗아가려던 자유는 이웃집의 마음씨 좋은 아저씨 미국이 뛰어와 몽둥이질을 해대어 쫓아내는 바람에 지켜낼 수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독재적 통치로써 이 자유를 훼손시키려고 하자 젊은이들이 들고일어나 4.19 혁명을 일으켜 몰아냈다. 그는 원래 한국인들에게 자유민주주의란 제도를 선물한 사람이지만 자유를 훼손한 죄는 그 공으로도 덮을 수 없을 만큼 엄중했다.
  
  자유는 피를 먹고 큰 나무에 열린 과일과 같다고 한다. 과일만 보면 멋있지만 나무를 보면 자유란 과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 땀,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인지 실감한다.
  
  이회창씨로 대표되는 한국의 많은 소위 자유주의자들은 자유의 이런 비싼 代價를 몰랐다. 그들은, 자유는 항상 공짜라고 생각했다. 자유는 전투적으로 지켜지는 것임을, 남북무장대치상황에서는 자유가 김정일 정권이란 외부의 적과 친북좌파란 내부의 적으로부터 동시에 지켜내야어야 할 귀중한 가치란 것을 그들은 몰랐다.
  
  왜? 애초부터 자유를 해방자 미국으로부터 공짜로 선물받았던 데다가 6.25 때 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흘린 선배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 손에 넣은 것 같던 정권을 한국의 좌파에게 넘겨주고도 한나라당은 아직도 자유는 어떻게 지키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반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왜 졌는지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것 같다. 자유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장이 바로 이념이란 것을 그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反共은 이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전투적 자세로서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모르고 좌익의 언어전술에 넘어가 그들과 함께 반공, 우익, 보수까지도 비판하는 데 합세하였다.
  
  이회창씨는 자신을 보수라고 하지 않고 중도라고 주장했다. 좌파를 수구라 부르지 못하고 진보라고 불러주었다. 진보 대 중도에서 중도가 이길 방법은 그 말의 의미속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 한 대학생이 우파 사이트를 만들면서 그 이름을 freedomwarrior, 즉 自由戰士라고 붙였다. 한나라당이 이 대학생 정도의 식견을 갖춘 조직이라면 많은 국민들이 든든하게 생각할 것이다.
  
  大選 패배 이후 한나라당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一敗塗地이다. 져도 건지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딛고 재기할 수 있다. 왜 졌는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한나라당에 그런 再起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유를 공짜라고 믿었던 권력기생형 정당으로서 한나라당의 앞날은 어둡다. 한국의 진정한 전투적 자유세력은 young freedomwarriors로부터 거듭 태어날 것이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