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해설/불랙 홀 중국으로 빨려드는 한국
  
  1. 우리나라는 아직도 對美 수출이 1위이다. 2002년 1-10월 수출액 기준으로 미국에 수출
  한 액수가 전체의 20.2%, 對中 수출(홍콩 제외)이 14.2%, 對유럽(EU) 수출이 13%, 對日 수
  출이 9.4%였다. 한국제품의 수출시장으로서 미국과 일본의 비중은 줄어들고 중국이 늘고 있
  다. 1988년에 미국은 한국 수출의 35.3%를 받아주는 시장이었다. 2000년에 중국 시장은 한
  국상품 수출의 10.7%를 사주었는데 2년 사이 3.5%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어떤 나라에 대
  한 외교적 영향력은 그 나라 상품을 얼마나 사주는가에 의해서 좌우되는 면이 강하다. 중국
  이 금명간 이 부문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겨눌 것 같다.
  2. 국내총생산(GDP)을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하여 국가의 경제력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구매력은 물가 차이를 감안한 것으로 현실에 더 부합하는 계산법이다. 대만·홍콩을 포함한
  大중국(Greater China)의 GDP는 현재 1조7천억 달러이다(중국만으로서는 2001년 기준으
  로 1조1600억 달러. 세계 6위). 大중국의 경제력을 구매력 평가로 환산하여 미국과 비교
  하면 세계 제2위의 거인이 된다. 미국이 10조4천억 달러, 大중국이 7조8천억 달러, 일
  본이 3조3천억 달러, 유럽연합(EU)이 9억3천만 달러. 2007년이 되면 미국의 총구매력이
  13조7천억 달러, 大중국이 12조4천억 달러, 유럽연합(EU)이 11조3천억 달러, 일본이 4
  조2천억 달러. 실질 경제력에서 중화경제권이 곧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최고가 된다는 이
  야기이다.
  3. 중국의 거대한 팽창은 이제 누구도 멈출 수 없는 慣性이 되어 세계를 변화 시켜 갈 것이
  란 이야기이다. 2001년부터 중국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나라로 되었다(그 전은
  일본). 이제 동북 아시아와 동남 아시아, 그리고 중앙 아시아는 중국이란 블랙홀에 빨려 들
  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중국의 磁場 속에서 어떻게 한국인이 자주성을 유지하면서 국익을
  도모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이다. 옛날처럼 사대주의에 빠져 안보와 민족혼까지도 중국에 맡
  겨버리는 나약함을 보일 것인가. 하나의 해답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양문화권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륙문화권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그 균형 속에서 국가의 자주성을 유지해가는
  슬기이다. 그렇게 하려면, 가까운 중국의 磁力에 대응하기 위해서 먼 미국과 더욱 친해져야
  한다는 수학적 계산이 나온다. 요사이 反美 운동은 중국의 블랙홀로 빠져드는 한국을 잡아
  줄 끈을 스스로 잘라버리는 愚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4. 작년 4월15일 김해에서 발생한 중국 국제항공의 여객기 추락사고로 129명이 죽었다.
  111명은 한국인이었다. 중국인 조종사가 규정을 위반하고 비행기를 몰다가 일으킨 참사였
  다. 만약 미국 항공사가 그런 조종사 실수로 사고를 내 한국인이 떼죽음을 했다면 한국의
  언론과 사회단체가 가만 있었을까. 그런데 중국에 대한 항의는 전혀 없었다. 한국인의 무의
  식중에는 중국에 대한 굴종이나 사대주의 의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중국의 대팽창 속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스스로 약화시키
  고 있는 것은 국가이익에 거의 자해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누가 봐도 명백한 일인
  데도 지도층 인사들부터 반미를 이용하거나 여기에 편승하려고 한다. 이 愚行의 代價를 누
  가 치르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