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보다 더한 탈북자의 현실을 직시하자
  
  군인들의 욕설, 몽둥이로 내리치는 소리, 그리고 여인의 비명과 울음, 26일 자유북한방송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탈북 여성 구타 동영상’ 음성의 일부입니다. 동영상중 14장의 사진과 음성 일부가 나간 이후 연합뉴스와 MBC에서는 연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언론사에선 동영상을 보지 못했습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영상을 직접 봤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며 ‘연출 의혹’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김성민) “하지만 저희들은 동영상을 직접 봤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고, 또 제가 잡혀봤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을) 지금 내부 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 때문에 공개는 하지 못합니다만, 수일 내에 문제가 정리되면, 수일 내로 아마 의혹을 품은 사람들의 의혹이 시원히 풀리게 될 지 않을까 싶네요.”
  
  동영상 내용에 대한 설명은 다른 매체를 통해 대략적으로 알려졌긴 했지만 김성민 대표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동영상의 전반부에는 북한군 초소 정경이 담겨있고 후반부에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밀입국하다 북한 국경경비대에 체포되어 취조를 받는 탈북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 탈북여성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강제북송되어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김성민) “저도 북한에 잡혀 갔을 때 당해봤지만 제가 잡혀서 취급당하던 것과는 또 너무 차이가 나요. 저는 엄청 맞던 생각이 나고 그냥 개처럼 얻어맞던 생각이 나던데 나름대로 점잖게 때리더라구요 때려도. 그리고 공포분위기 ‘정말 당장 죽었구나, 나는 정말 이제 정치범수용소로 가는구나.’ 이런 절박한 심정을 가진 사람 앞에서 포악한 군인들의 모습......”
  
  동영상에서 북한 군인들은 탈북 여성이 말을 듣지 않자 몽둥이로 때리고 쓰러진 여인에게 발길질을 합니다. 김 대표는 “인권이라는 말을 떠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김성민) “거 군인들 보세요. 얼마나 손이 가벼운가. 그냥 말 한마디에 쫙 쫙 손이 날아가는데, 참 이건 인권 이런 걸 떠나서 말도 안 되는 있을 수 없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김성민 대표는 “그 여인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 볼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성민) “생각해 보십시오. 앞에 공포에 떠는 한 여인이 연약한 여인이 있는데 거기서 군인들의 권한은 무소불능이지요. 뭐, 죽인다고 한들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아마 북한 (당국)에서는 잘했다고 그러지 않을까, (탈북자는) 반역자인데. 북한에서 그렇게 통제하는 CD도 가져왔는데...”
  
  북한 경비병들이나 보위부.보안부 요원들의 탈북자들에 대한 가혹행위는 숱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일례로 중국으로 탈출하려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되어 구타를 당한 경험이 있는 오영택(가명)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오영택) “(전략) 두들겨 패드라고요. 처음에는 꼬리 발차기(돌려차기) 하는 것 같애요. 머리에 한 대 맞고 넘어졌다가 다시 정신차려보니까 총탁(개머리판)으로 까고,”
  
  ‘탈북 여성 구타’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가혹행위는 수많은 탈북자들이 겪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고 다른 탈북자들이 겪은 일에 비하면 경미한 경우에 속합니다. 굳이 이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글과 입으로 쏟아낸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특정 사람을 제외하고는 관심을 쏟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한국사회가 ‘6.15 정상회담’ 이후, “탈북자들의 증언을 외면하거나, 체제를 이탈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각도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탈북자들의 증언이 많이 파묻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탈북자보다 외국인이 북한 실정을 말하거나,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강철환 씨처럼 국제사회를 통해 알려졌을 때 한국 사회는 잠시나마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성민) “의외로 폴러첸 같은 외국의사가 북한의 열악한 의료시설을 이야기하니까 순간이나마 반짝하고 호기심을 보였어요. 그 후에 또 강철환씨가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오다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니까 그때야 일부에서 부각됐어요.”
  
  김 대표는 탈북자들이 공개처형에 대해 숱하게 증언했지만, 이 증언을 외면한 사람들은 잔인한 공개처형 동영상이 공개 됐을 때도 외면하거나, 슬그머니 발을 빼거나, 왜곡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탈북 여성 구타’ 동영상 문제도 공개처형 문제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6)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공개처형 못 봤다는 탈북자가 어디있습니까. 그런데 꾸준히 입 다물고 있다가 사람이 정말 피 툭툭 터지면서 죽는 모습이 나왔는데 그걸 보고도 고개를 외로 트는 사람이 있어어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잡혀가는, 탈북했다가 강제북송된 이런 사람들은 군인들이나 보위원들이나 보안원들이 정말 개처럼 끌고가고 무자비하게 때리고 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이야기 하는데 못들은 체 하다가, 이제 동영상까지 나온 마당에 고개를 돌리거나 또 이제 반대로 고개를 틀지요.”
  
  끝으로 김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가 부각 됐을 때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거나,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작태” 이런 일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북한 내부 실정을 알려주는 영상이나 사진이 끊임없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민수 기자 nkd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