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이 글은 인터넷 독립신문에서 가져온 것이다
  
  YS “노무현 유화책 위험하다”
  전직 총리 등 각계원로 20명과 시국선언 김영삼 전 대통령은 1월 17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강영훈 정원식 황인성 전총리, 조용기 목사 등 각계원로인사 20여명과 함께 최근의 북핵사태 등과 관련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 1월 17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라를 걱정하는 각계원로인사들과 함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은 '한반도는 비핵화돼야 하며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북한 핵무기 개발은 저지돼야 한다는'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또 노무현 당선자의 향후 대북정책에 대한 강한 질책과 충고도 들어 있다.
  
  선언문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북한 핵사태에 즈음해 김대중 정권에 이은 노무현 당선자의 대북정책이 유화적이어서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모임 사회자로 나선 안응모 전 내무부장관은 “북핵문제로 국가안보가 위기에 처해있고, 우리 안보를 지켜준 혈맹미군을 추방하려는 반미운동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한 뒤 “김 전 대통령이 사전에 ‘사회지도층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과 같다. 나서야 할 때가 된 것같다’고 전해와 각계 인사들이 함께 모이게 됐다”며 이 시국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시국선언문에서 “북핵문제로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기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며 “이런 때 반미분위기의 고조는 위험천만한 일이며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반도는 곧 적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어떤 경우라도 막아야 한다”며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이외에도 “지난 50년 동안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대한민국의 방위에 기여해온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한다”며 한미공조 강화를 촉구했으며, “김정일 독재정권에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용기 목사는 기도문에서 “이 땅에 공산주의가 침입해 민족을 처참하게 파멸케 하는 위기를 면하게 해달라. 지역간 갈등과 계층간 갈등을 제거해 달라”고 기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대화와 타협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해 가겠다고 한 주장에 대해 “북한은 필요할 땐 죽는 시늉을 하며 받아내고, (돌아서서) 금방 욕을 한다”며 “타협도 필요하지만 단호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94년 핵 위기 당시 미 클린턴 대통령이 ‘연변을 폭격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65만명의 군인중 ‘단 한사람도 동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영변지방 공격은 남북한 합쳐서 수백만 수천만이 희생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또 우리나라는 경제뿐 아니라 모든 부분이 파괴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한반도 적화통일을 위해 미군이 철수하기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얽힌 이야기도 했다. 그는 “2년 전에 (김대중씨가) 이북에 다녀와서 김정일(국방위원장)이‘미국이 여기(한반도)에 있어도 좋다고 얘기했다’고 나한테 말했으나 김정일은 신문에 ‘미군 철수하라’고 발표했다”면서 “내가 김대중씨를 안 만나는 이유는 그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인데, 만약 김대중씨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김정일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북한은 벌써 두 번째 NPT를 탈퇴했지만 NPT회원국중 세계 어느 나라도 NPT를 탈퇴한 곳이 없다”고 밝힌 뒤 “북한도 미국과 적절한 대화를 통해 뭔가를 얻으면 결국 (생각이) 바뀌리라 예상된다”면서 “지금 김정일이 버티고 있는 것은 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 준비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쪽을 다 점령하기에는 대단히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앞으로 이러한 모임을 한달에 2∼3차례 가질 예정이나 정치단체로 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모임에 참가한 인사들은 특정 정당에 치우친 사람을 배제한 채 김 전대통령이 직접 연락해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시국선언문 낭독 뒤 내외신 기자들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답을 가졌다.
  
  -AP통신: YS정부 당시(북한 핵위기 당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려 했다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기억나시는 대로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김 전 대통령 : '그 당시에 클린턴 대통령이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원산만에 항공모함이 한 척과, 군함이 일곱척 정도 있다고. 그래서 바로 영변 지방을 폭격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폭격을 할 경우 심각한 사태를 부를 수 있다며 반대했습니다.
  
  휴전선 북쪽의 포가 전부 남쪽을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미사일과 포의 사정거리가 제주도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로 영변만 공격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남북이 합쳐서 수백만, 수천만의 희생자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는 물론 모든 부분이 파괴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끝내 미국이 폭격을 한다면 ‘나는 65만 군인의 총사령관 입장에서 한 사람도 동원할 수 없다.
  
  그러나 그때 미국의 태도는 너무 강경했습니다. 그러면, 미국이 우리 영토를 빌려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불가능하다,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중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갔습니다. 그때 김일성 주석을 만나서 나하고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김일성 주석이 정상회담 예정일 2주 전에 사망하는 사건이 생겨서 종결됐습니다.'
  
  독립신문 : 민주당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 강경론이 당시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94년 당시의 대북정책이 정말 강경했었는지에 대해 알고싶습니다. (1994년 북한 핵위기 때도 한국과 미국의 대북 강경론은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를 불렀을 뿐이다. -2002년 12월 13일 대선전,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 논평)
  
  김 전 대통령 :'우리가 공산주의에 대해서 유화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때로는 협상도 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공산주의의 최후 목표는 적화 통일입니다. 북한은, 남한에 미군만 없다고 하면 하루아침에 언제든 적화통일을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자기네들의 병력이 110만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네들 말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육군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도 110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조를 해 주는 것도 대부분 군대로 간다고 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잘 먹지도 못하고, 굶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언제나 그 사람들이 노리는 것은 미군이 철수하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는 바로 적화통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이 김대중씨를 안 만나는 이유가 2년 반 전에 이북에 다녀와서 저하고 둘이 만났을 때 저는 김대중씨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시 거짓말 아니면 김정일이 거짓말했다고 그때 말했는데, '미군이 여기 있어도 좋다고 김정일이 이야기하더라'고 말했습니다. 만일 그랬다면, 왜 김정일이가 '미군 철수하라'는 주장을 신문에 발표했느냐, 당신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냐하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일이가 (말한) 미군문제라던가, (김대중씨의) 기본 문제는 김일성이가 하던 이야기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하나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난 (이 말들이)절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이터 통신 : 북한 핵 위협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YS정부 당시에도 북한의 위협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북한과의 외교에서 중요하게 펼쳤던 김영삼 대통령의 외교 방침은 어떤 것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 전 대통령 :이북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NPT 탈퇴를 자꾸 하고 있는데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제가 대통령 시절 탈퇴했고 이번에 또 했는데, 세계 어느 나라든지 NPT에서 탈퇴한 나라는 한 곳도 없습니다. 북한도 결국 복귀할 것입니다. 말로는 큰소리치고 있지만, 미국과 적절한 대화를 통해서 뭔가를 얻으면 결국 바뀐다고 봅니다. 다만 미국을 더 괴롭힐 가능성이 있는 것은 미국이 곧 이라크와 전쟁을 해야 하는데, (김정일은, 미국이) 모든 준비를 끝낸 상황에서 양쪽을 점령하기는 대단히 어렵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계속 버틴다고 생각합니다.
  
  -로이터 통신 : 오늘 아침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서 대화와 타협으로 북한이 NPT에 들어가는 것이 충분하다고 말을 했는데요, 그 반면 다른 국가에서 말하는 것은 대화와 타협이 아닌 좀더 강력한 방법, 다른 말로 하자면 경제적 압박을 가해 북한을 NPT에 다시 들어가게 만들겠다는 말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 전 대통령 :미국과 이북의 분쟁을 중재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국과 미국의 문제인데, 3자처럼 중재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북은 제가 겪어 봤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절대 못 믿는다는 것입니다. 뭔가를 달라고 할 때는 죽는 시늉을 합니다. 또 금방 욕하고,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타협도 필요하지만 단호함도 필요합니다.
  
  
  신혜식 기자 king@independent.co.kr
  
  
  다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표한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우리는 대한미국을 사랑합니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으로 당당하게 성장한 대한민국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조국의 번영과 발전에 동참해 왔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국가안보 위기와 국민 분열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선언,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탈퇴를 선언하며 한반도를 핵 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 방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북한의 도발을 감상적 민족주의로 감싸는 매우 위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만일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대한민국은 바로 공산화 될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반미감정이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좌우, 노소, 동서간의 갈등과 분열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다같이 힘을 합쳐 진정한 선진국의 대열로 도약해야 할 이 중대한 시점을 안타깝게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를 채택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 핵무기 개발을 막아야 한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를 촉구한다.
  -지난 50년 동안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대한민국의 방위에 기여해 온 주한미군의 철수를 반대하며, 한미공조의 강화를 촉구한다.
  -김정일 독재정권 하에서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