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장관이 1월1일 밤 KBS 신년 기획 프로그램에 참석해 ‘(천안함 폭침 등 도발사건에 대해) 김정은의 사과가 없어도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 논란이 되고 있다. 군(軍) 최고 책임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석했던 시민 패널이 정 국방장관에게 “일부 보수 정치권에서는 김정은이 서울에 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데 여기에 대한 장관님 생각이 궁금하다”고 질문한 데 대한 답이었다고 한다.

정 장관은 “지금 남북 관계는 미래를 보면서 실질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하고, 또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사과)에 대해 분명히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남북 관계가) 잘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일부 우리가 이해를 하면서 미래를 위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사회자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고, 조 장관은 “취지에는 정부도 충분히 이해한다. 미래지향적으로 보면서, 그런 틀 속에서 문제를 함께 같이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실상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에 대한 김정은의 사과는 방남(訪南)의 필수 요소가 아니라는 방침을 밝힌 셈이다.

이런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3일 입장자료를 내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명백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라며 “따라서 이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방부 장관이 언급한 내용의 핵심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이해’하고 있으며, 국민들께 이해를 당부드린다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