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소위 햇볕정책 3원칙 가운데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말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체제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흡置磯募?것을 통일의 원칙으로 규정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의 개인 통일방안인 공화국 연합제 통일방안에 따르면 연합제-연방제-통일의 3단계에서 연방제부터는 북한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화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습니다. 즉,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방안도 최종 목적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북한을 흡수하는 것입니다. 다만, 북한을 향해서 우리 대통령이 당신들을 흡수하겠다고 하면 대화가 안되니까 (무리하게 또 급하게)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인데 일반 국민들은 이를, 흡수통일 반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북한정권을 속인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을 속인 격입니다.
  
  통일방안 같은 것은 속임수 차원이나 말장난 차원에서 추진되어선 안됩니다. 북한정권 같은 우리의 主敵이라도 그들을 속여선 안됩니다. 통일방안은 솔직하게 정직하게 그 철학과 전략을 털어놓고 정정당당하게 밀고나가야 합니다. 북한이 말하는 평화통일이나 연방제 통일방안도 '평화적인 적화통일'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깔고 있습니다.
  
  우리의 평화통일은 '평화적인 흡수통일'이란 의미입니다. 이처럼 정반대의 뜻으로 평화통일을 말하기 때문에 아무리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불러도 그 노래말 속에는 비수가 감추어져 있게 마련입니다. 남북한 통일은 한 체제로의 통일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이처럼 남북한은 평화통일이란 공통어를 앞세운 연극을 계속하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양회담을 비롯하여 남북관계의 수많은 행사들이 모두 연극이고 쇼처럼 진행되고 마는 것은 남북한이 서로를 속이는 통일방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측이 먼저 이런 드라마 게임에 종지부를 찍는다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게 될 것입니다. 즉, 우리는 먼저 통일조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여야 한다는 것을 엄숙하게 재천명해야 합니다. 자유대한, 이것이 통일의 理想이며 목표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 통일을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 남북한 인구 비례에 의한 자유총선거를 통해서 통일정부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남북한 자유 총선거,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통일방안입니다. 국민의 자유의지로써 원하는 정부의 형태를 선택한다는 것-그것도 1인1표제로써 한다는데 누가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자유총선거가 이루어지려면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정당 활동의 자유, 비밀투표의 보장-이런 것들이 먼저 조성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선 그런 지유가 거의 보장되고 있으니 이상의 조건들은 주로 북한에서 충족되어야 합니다. 즉, 북한의 민주화와 북한의 자유화가 통일의 전제조건이란 것이 自明해집니다.
  
  우리는 당당히 통일의 전제조건으로서 북한의 민주화를 요구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통일지향적이요 북한의 인권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反통일적입니다. 북한 민주화의 걸림돌인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통일적이요 그를 옹호한다든지 그의 범죄상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은 반민주적, 반민족적, 반통일적인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저의 통일방안은 이처럼 자유를 지향하되 그 방법론은 정의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깔고 있습니다. 자유와 평화, 바로 그것이 통일의 가치관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