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미워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조국'
  북한정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 '힘들지만 정리할 수밖에 없는 이단세력'
  
  1. 대한민국은 태어날 때부터 至高至善(지고지선)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결점 많고 더럽고 가난하고 냄새 나는 그런 국가였습니다.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많은 피를 흘려야 했고, 나라를 지켜내는 과정에선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했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많은 개인들이 희생되었고 국가의 권력을 개인의 권력으로 악용한 많은 공무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때문에 국가란 낱말은 민족보다도 인기가 떨어졌고 때로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미숙아 대한민국은 그 뒤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배우고 또 싸우고 하면서 무럭무럭 컸습니다. 나으리들이 국가의 권력을 私用하여 배를 채우고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던 풍조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서 일정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역사상 그래도 불과 50년만에 국민국가를 이 정도로 발전시키고 성숙시킨 곳도 없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장래를 낙관하게 되었습니다. 나라의 주인이 바로 우리라고 생각하는 중산층의 두께도 상당합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더 많이 변하고 배우고 커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헌법질서의 소중함을 대통령부터 지겟꾼까지 하나의 신념체계로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요사이 한나라당에서 헌법도 정치적으로 해석하자느니 영토조항을 바꾸어 대한민국의 영토를 반으로 줄이자느니 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는 법을 만들지만 법은 정치와 권력 위에 있습니다. 국가의 운영규칙으로서의 헌법을 존중하는 자세, 이것이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일 것입니다.
  
  많은 부족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10년 전보다 대한민국이 후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이제 국가를 친근하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잘되는 것이 국가가 잘 되는 길이고 국가가 튼튼해야 안보, 복지, 자유가 증진되는 가운데 내가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정착되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당신들의 천국, 우리의 지옥' 이 아니라 '밉거나 곱거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조국'이 된 것입니다.
  
  2. 대한민국의 이런 성장과 발전과 진화와는 반대로 북한정권은 인민들을 버리고 지배층만 보호육성하는 약탈국가의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1995년 이후 북한정권은 평양시민과 군인들을 제외한 전체인민을 버렸습니다. 만약 대한민국 정부가 서울시민들과 국군장병들에게만 식량을 공급하고 나머지 지역주민들에게는 배급을 중단하여 수백만이 굶어죽도록 만든다면 그런 정권을 과연 우리는 국가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국가란 국민들을 보호해야 하고 그 의무를 포기하면 협회나 단체 집단이 되어버립니다.
  
  김정일을 우리가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북한주민들을 굶겨죽이되 차별적으로 그렇게 했기 때문입니다.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평양주민들과 군인들에게만 먹을 것을 주고 나머지 인민들을 굶기는 이런 종류의 차별정책은 인류역사상 최악의 인종차별에 해당할 것입니다.
  
  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조건을 포기한 북한은 따라서 헌법상의 반국가단체, 민족사의 이단세력으로서 청산과 극복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우리는 김정일의 심리전과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감상적 지식인과 언론에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