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주 왕복선(Space Shuttle) 콜롬비아호가 어제 아침(미국 현지 시간) 착륙 직전 상공 60킬로미터에서 폭발하여 이스라엘 조종사를 포함하여 일곱 명이 죽은 사고는 과학이 자연과 우주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우주왕복선은 그동안 113회의 비행을 했는데 1986년의 챌린저호 폭발에 이어 이번 사고가 두번째의 참사입니다. 대기권 재진입 때가 가장 위험한 것은 이때 기체와 공기의 마찰열이 2천도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재진입 때의 참사 확률은 350대 1이었다고 합니다.
  
  왕복선은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 센터에 착륙할 예정으로 텍사스 상공을 통과하던 중 폭발하였기 때문에 텍사스와 루이지아나주에서 파편과 승무원의 시신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당국에서는 이런 파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현장 보존을 하여야 원인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지금 지구 상공 우주에는 국제우주센터라고 불리는 정거장이 떠 있습니다. 두 명의 미국인과 한 러시아인이 타고 있습니다. 4개월 근무기간중 3개월을 지나 오는 3월1일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란티스호가 교체 임무를 띠고 발사될 예정이었습니다.
  
  이 일정이 이번 사고로 어떻게 될지 지금 우주선에 있는 세 사람은 다소 불안할 것입니다.
  
  내일 예정대로라면 러시아가 쏜 무인 우주 왕복선이 이 정거장에 물건들을 공급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주 정거장에서 수개월 더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부시 대통령은 매릴랜드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던 중 참사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즉시, 승용차 편으로 백악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不在中 위로 전화를 걸어준 멕시코,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답례 전화를 걸었고 對국민 연설을 준비하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연설을 통해서 승무원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지만 우주탐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들을 죽게 한 사명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인류는 발견의 상상력과 호기심에 이끌려 지구 저 너머 암흑 속을 탐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여행은 계속될 것입니다.'
  
  부시는 케네디 우주 센터 회의실에 모인 유족들과 통화하여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매우 바쁜 날을 보냈습니다. 대통령 중심제하의 대통령은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하는 모습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작년 6월29일 김정일의 서해 도발로 우리 해군 장병 2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 났을 때 김대중 대통령과 국군 수뇌부가 보여준 행동과 부시의 이날 행동은 비교되었습니다. 金 대통령은 전사자들에 대한 문상도 하지 않고 다음날 일본으로 가서 월드컵 결승전을 구경했고 국방장관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시중에선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을 화나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피했다는 우스개 아닌 진담성 비난이 돌았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대통령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콜롬비아호가 폭파됨으로써 이제 남은 우주왕복선은 애틀란티스 등 세 대로 줄었습니다. 이번에 사라진 콜롬비아호는 28회의 우주 여행을 한 가장 오랜 왕복선이었습니다. 그 마지막 비행에 동승했던 이스라엘 조종사 라몬은 14세 소년이 그린 그림을 하나 가지고 탔다고 합니다. 이 소년은 아우슈비츠 유태인 학살 수용소에서 죽었는데 달에서 본 지구 모습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라몬 대령은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바셈 학살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던 그림을 빌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도 텍사스 상공에서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