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2일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 리서치(대표 朴泳俊)가 5대 도시의 成人 504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흥미 있는 통계가 하나 발견된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을 고치거나 유보조항을 두어 '우리나라의 영토를 휴전선 이남으로 한정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응답이 그것입니다. 그런 개헌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66%, 공감한다고 답한 사람들이 28%였습니다. 약 7 대 3으로 현행대로 두자는 의견이 강했습니다.
  
  모든 연령층에서 비슷하게 [현행헌법 대로 두자]는 의견이 우세했고, 특히 대학재학 이상의 고학력층에서 75%가 영토조항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 통계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환상적이고 감상적인 통일 이야기나 북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아주 보수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이 제3조에서 북한을 우리 영토로 포함시킨 것은 미수복 지역인 북한을 언젠가는 수복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합함으로써 완전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이 헌법에 따라 우리는 북한정권을 반국가단체, 북한주민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이 여권이나 비자 없이도 한국에 들어올 수 있고 들어온 다음에는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는 것도 이 영토조항 덕분입니다.
  
  이 영토조항을 고쳐서 대한민국의 영토를 휴전선 이남으로 한정하면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따라서 통일을 포기하는 것이 됩니다. 영토조항 개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남북대화에 도움이 된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분단고착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反통일적인 행동입니다.
  
  우리 실생활이나 남북한간의 교섭에서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데도 요사이 이 영토조항을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지도급 인사들이 많습니다. 10만 평방 킬로미터의 국토와 2000만 동포들을 포기하는 것이 되는 그런 개헌을 왜 해야 합니까. 아무런 급박한 요인이 없는데로 그런 주장을 하는 어리석음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인데 다행히도, 그리고 든든하게도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흔들림 없이 현행 헌법을 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건강한 분별력에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