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사전 여론조사에서 1위로 독주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前 최고위원에 대한 견제가 거세다. 여야를 막론한 중진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계정이나 인터뷰를 통해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현 무소속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전 최고위원 붐 현상을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 정당이 될 수는 없다"며 "모두들 힘내라. 도탄에 빠진 국민들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이자 현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노장들아 기죽지 마라"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스무 살 더 많은 필 미켈슨(51)이 브룩스 켑카(31)보다 드라이버 거리를 더 내면서 PGA(美프로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최고령 우승했다"며 "경륜이 패기를 이겼다"고 중진 의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최고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측면에서는 국민의힘이 상당히 수혜를 보고 있지만 고민도 많을 것이다"면서 "대선 관리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당 대표가 대선 주자들 간의 갈등이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경륜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 전 총리는 또 "신세대를 받아들이고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영국 노동당이 39세 당대표를 선출했다가 정권을 잡는 데 실패한 예를 들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펼쳤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 정세균 전 총리 발언 녹취

김어준(이하 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곧 있지 않습니까? 화제가 되는 것이 신인과 중진의 대결구도 이야기 많이 하고 그 상징적인 분으로 이준석 전 최고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지금 두고 봐야 되겠습니다만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정세균(이하 정): 그런 것 같습니다.

김: 그런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를 오래 하셨는데…

 

정: 정치권도 사실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고

김: 처음 있는 일이죠.

정: 국민들 관심도 집중되고 있죠. 그런 점에서는 그 정당이 상당히 수혜를 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김: 젊어진 느낌이지 않습니까?

정: 그런데 아마, 고민도 많이 있을 거라고 봐요.

김: 누구의 고민이 있을까요? 당내의?

 

정: 그렇죠. 그 정당에, 국민의힘에 고민이 많이 있을 수 있다. 

김: 어떤 측면에서?

정: 왜냐면 긍정적으로 보면 세대, 새로운 신세대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게 대선관리라고 하는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거든요.

김: 해보셨지 않습니까?

정: 그렇죠. 경륜이 없이 할 수 있겠는가. 물론 나이로만 가지고 따질 수는 없지만 그런 측면에서 고민이 많을 거라고 보고요. 옛날에 영국(노동당)에 에드 밀리밴드라고 하는 39세짜리 당대표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했을 거예요.

김: 흐흐흐흐

정: 그 당대표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저는 기억이 되서…

 

김: 30대 총리 다른 나라에도 있어요. 뉴질랜드 같은 경우에도 그렇고.

정: 총리보다 사실은, 총리는 사실 각 부 장관들이나 전체 공직자들이 시스템이 돌아가잖아요. 그런데 당대표는 조금 그것과는 다르죠.

김: 당대표가 대선 관리하자면 뭐가 가장 어렵습니까?

정: 아무래도 이해를 조정하고, 또 중심을 잡고… 

김: 대선 주자들 간에 엄청난 갈등이 있다 보니까…

정: 그렇죠.

김: 그게 조정이 굉장히 어렵죠.

 

정: 예, 거기다가 당력을 하나로 집중시켜야 되는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지 않습니까?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저는 뭐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만 (국민의힘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민주당은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국민의힘의 당대표 최종 후보는 김웅(초선), 김은혜(초선), 나경원(4선), 윤영석(3선), 이준석, 조경태(5선), 주호영(5선), 홍문표(4선)의 8명이다. 이들 후보는 25일 오전 비전발표회를 가진 후 26~27일 이틀간 당원 50%, 일반시민 여론조사 50% 방식의 예비경선 투표를 거쳐 5명으로 압축된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5명은 6월 전당대회까지 약 2주간 당권 경쟁을 펼치며, 전당대회에서 치러지는 본경선은 당원 70%, 여론조사 30%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