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검찰이 현대상선의 對北(김정일) 비밀 송금 사건 수사를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非理法權天이란 말이 21세기 자유민주주의 표방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유효함이 밝혀졌다.
  
  논리는 법보다 약하고 법은 권력보다 약하고 권력은 하늘보다 약하다는 이야기이다. 봉건왕조 시대의 이야기가 21세기 법치국가에서 새삼 돋보인다. 머리 좋다고 자부하는 검사들이 무지막지한 민족반역자 김정일 권력과 그 권력에 굴종하면서 국가의 이익과 자존심을 훼손해온 김대중 권력 사이에서 이뤄졌던 반역적 범죄행위 혐의에 손을 댈 신념이 없다면 나는 이런 악몽을 계속 꾸어야 할 것 같다.
  
  김정일이 핵공갈을 내세우면서 남침하고 친북좌익 세력이 사기적인 평화론으로 호응하여 서울이 북한군에게 포위된다. 포위된 서울에서는 결사항전의 소리 대신에 완장 차고 김정일의 走狗가 되겠다고 자원하는 자들의 아우성이 시끄럽다. 1950년6월28일의 그날 서울이 그랬듯이. 그들 속에는 머리 나쁜 사람들보다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다. 김정일은 영리해서 남의 좋은 머리를 빌려쓰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소문 때문에.
  
  그러나 머리 좋은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大局과 큰 흐름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큰 변화는 지혜와 경험을 축적한 사람 눈에서만 감지된다. 5년 안으로 김정일 정권은 붕괴한다. 한반도 좌익 사령부가 무너지면 남한 좌익은 8.15 직후의 친일분자처럼 초라해질 것이다. 그때 사람들은 오늘 수사 유보 결정을 내린 머리 좋은 사람들의 이름들을 기억해낼 것이다.
  
  왜 그때 단 한 사람이라도 권력의 명령이 아닌 헌법과 양심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까. 서민들에게는 무섭게만 보이던 검사들이, 정치인들도 과감하게 잡아넣던 그들이 왜 敵의 군사력과 조국에 대한 공격력 증강을 도운 이적행위 혐의에 대해서는 용기를 잃은 것일까. 그 용기란 것도 감옥에 가라는 게 아니고 옷을 벗을 각오만 하면 나오는 것인데... 옷을 벗는다고 실직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변호사로 개업하면 될텐데. 그것도 영웅이 되어... 용기를 잃은 법률가는 법 기술자로 전락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그때 그렇게 처신한 것인가.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도록 훈련받고 월급받고 있는 직업인들이 악마와 사기꾼으로부터 헌법의 처녀성을 보호해줄 용기가 없다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도리밖에 없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다 죽는다. 어떻게 세운 우리 대한민국인데 生死의 기로에 처했을 때 목만 내밀고 있을 줄 아는가.
  
  검사들은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지말라!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반역자들이 감옥에 가든지, 대한민국이 감옥에 가든지 양자택일이다.
  자유의 최종승리는 역사의 예약이다. 그대들의 이지러진 얼굴들을 비출 거울, 그 역사가 곧 하늘이 아닌가. 非理法權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