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박사는 폴에 대한 2차 최면 치료를 1차 최면 치료 6주 후에 진행했다. 폴이 2차 최면 치료에서 첫 번째로 떠올려낸 장면은 최근 경험한 납치 사례로 보였다. 우주선 안에 있는 한 생명체가 폴과 함께 복도를 지나 어두운 방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방 안에 불이 켜졌고 폴은 의자에 결박됐다. 이 생명체는 스크린 화면을 켜고 폴이 가족 누군가로부터 맞고 있는 장면을 보여줬다. 폴은 “그가 내게 세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고 했다. “이 사람들이 다 죽어나가고 있으며 내가 이를 고칠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장면은 폴이 소년일 때로 돌아갔다. 그는 당시 집 지하실에 있었다. 폴은 “혼자 어떤 것과 싸우고 있다”고 했다. “이것은 나를 바로 죽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어떤 방어막 같은 것이 나를 보호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폴은 어두운 곳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는 인간이 아닌 생명체를 봤다고 했다.

폴이 떠올려내는 장면은 그가 침실에 누워있는 장면으로 이동했다. 한밤 중 물체들이 자신 곁에서 움직이고 있었다고 했다. 옷장 안에 공포 영화에 나오는 무서운 얼굴을 한 생명체가 보였다고 했다. 폴은 이 생명체를 쫓아가보기로 했다. 폴은 “이 생명체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는데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위험한 존재인 것 같기도 한데 심하게 두들겨 맞은 것 같았다”고 했다. 폴은 이 생명체에 손을 갖다 댔다고 했다. 이 생명체는 심각하게 고장난 것 같았다고 했다. 팔이 인간처럼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 생명체는 폴을 만지며 소통을 하려 했다고 한다.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무서웠다”고 했다. 이 생명체는 폴에게 “당신은 무언가를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폴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폴의 몸은 다시 마비가 된 것 같았고 이후 떠올려낸 기억은 숲 속에서 이 생명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이 생명체의 키는 약 120cm인 것 같다고 했다. “나랑 비슷하게 생긴 것 같은데 눈과 코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코가 납작했고 귀는 그냥 머리에 뚫려 있는 구멍 같았다”고 했다. 몸은 가늘었고 머리는 가분수(假分數)처럼 컸다고 했다. 이 생명체는 손을 뻗어 폴을 만지려고 했는데 손가락은 엄지를 포함해 두세 개였다고 했다. “나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냥 무서웠다”고 했다. 맥 박사는 왜 무서워하느냐고 물었다. 폴은 “그냥 두렵다”며 “나랑 그냥 다른 존재 같았다”고 했다. 자신을 계속 만지는데 왜 만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폴은 이 생명체가 “내가 내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폴은 이런 기억을 떠올려낸 뒤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은 9세쯤 됐었던 것 같다고 했다. 폴은 숲 속에서 생명체 뒤로 우주선이 나타나는 것을 봤다. 이 생명체는 폴의 손을 잡고 우주선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했다. 우주선 문을 액체가 된 것처럼 그냥 통과했다고 했다. 우주선에 들어가자 여러 생명체들이 자신의 몸을 여기저기 둘러봤다고 했다. 폴은 “이들은 뭔가 혼란스러운 것 같았다”고 했다.

생명체들은 폴에게 테이블 위에 누우라고 했다. 폴은 나체 상태였고 움직일 수가 없었으며 추웠다고 했다. 폴은 이 생명체들이 “내 몸을 절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약 15cm 정도 길이의 불빛으로 오른쪽 다리 무릎 쪽을 절개했다고 한다. 약 1.5cm 깊이로 절개했는데 안에 있는 근육과 인대, 뼈가 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데 피는 거의 나지 않았다고 했다. 폴은 “피가 나와야 하는데 왜 피가 안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과정은 아프지는 않았는데 절개된 다리를 보는 게 두려웠다”고 했다. 그는 “내 뼈에서 작은 조각 하나를 떼어냈다”며 “불빛을 사용해 다시 절개된 부위를 봉합시켰다”고 했다.

폴은 이 생명체들이 “우리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다고 말하며 내가 이들로부터 왔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외계인 자아(自我)에서는 이들이 자신을 돕고 있다는 점을 이해했지만 인간의 자아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폴은 이들이 자신의 다리에 한 행동 등 여러 행동이 그를 ‘연락책’으로 사용하려 하기 위한 목적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생명체들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기려는 것 같았다고 했다. 폴은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이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들을 두려워하는데 이로 인해 이들이 다치게 될까 걱정됐다”고 했다.

외계인들은 폴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줬다고 한다. 몸 안에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고(思考)를 할지 알려줬다고 했다. 에너지를 어떻게 다루고 다른 사람들의 몸 안에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알려줬다고 했다. 또한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보여줬다고 했다. 맥 박사는 어떤 기술이냐고 물었다. 폴은 상처가 나거나 다쳤을 때 이를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폴은 “이들이 무언가를 탐험하다 보면 누군가는 죽게 된다”면서도 “이들을 다시 되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생명체들의 에너지를 사용해 죽은 동료에게 삶을 다시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폴은 “죽은 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도록 만든다”며 이는 "의식을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폴은 그러다 갑자기 ”사람들이 우리에게 사격을 가해 우주선이 사막에 추락한 적이 있다“고 했다. “몇 명이 숨졌다”고 했다.

이때 현실 세계의 폴은 최면으로 추락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추락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했다. “나는 누가 총을 쐈는지 알고 있다”며 “도대체 왜 총을 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총을 쐈다며 군인들이었다고 했다. “이들이 다쳤는데 도와줄 수가 없다”고 했다.

맥 박사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고 물었다. 폴은 “지프차들이 다가오고 있었고 우리는 다시 이륙해야만 했다”고 했다. “몇 명을 남겨두고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맥 박사는 폴에게 이때 외계인의 몸을 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인간의 몸을 하고 있었는지 물었다. 폴은 인간의 몸이었다고 했다. 외계인 형제들이 인간들이 자신들에 대해 갖고 있는 공포심을 느끼고는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폴은 이때 자신의 나이가 9세였다고 했다.

폴은 남겨진 외계인들을 생각하며 슬퍼졌다고 했다. 이들을 다시 되찾아올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인간들이 갖고 있는 공포심으로 인해 이들이 고통받았다”고 했다. 그는 인간들이 깨달음을 얻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평화와 사랑이라는 마음을 가져야만 지구가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폴은 자신이 지구에서 외계인과 인간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외계인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최면이 끝나기 전 맥 박사와 폴은 뉴멕시코주 로스웰에서 1947년에 일어난 사건과 폴의 의식 속에 있는 추락 현장이 같은 것인지를 논의했다. 로스웰 사건은 ‘비행 접시’가 목격됐다는 신고가 나온 얼마 뒤 우주선으로 보이는 물체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폴은 당시 자신이 본 사건이 로스웰 사건 같다는 인상을 줬다.

폴은 인간의 나이 체계에서는 로스웰 사건이 일어난 19년 뒤에 태어났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자 폴은 “잘 모르겠다”며 “의식 속에서 내 몸을 놓아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맥 박사는 그렇다면 로스웰 사건을 목격했을 때 9세의 인간의 몸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의식 체계에서만 본 것인지를 물었다. 폴은 “내 자신이었던 것 같다”며 “모든 것들이 계속 급격하게 바뀌고 있었다”고 했다. 폴은 자신의 몸이 이 사건 발생 당시 우주선 안에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내가 거기 있었던 것 같고 실제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최면이 끝난 얼마 후 맥 박사는 집에 일이 생겨 잠시 사무실을 비우게 됐다. 사무실에 남아 있던 폴은 맥 박사의 조수 팸에게 자신이 맥을 실망시킨 것 아니냐고 물었다. 팸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폴은 “우리는 더 깊은 곳까지도 갈 수 있었고 나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팸은 지금까지 훌륭하게 해냈다며 맥 박사는 실망한 게 아니라고 했다. 맥 박사도 얼마 후 사무실에 돌아와 폴에게 실망하거나 한 일이 없다고 했다.

맥 박사가 운영하는 납치 경험자 단체 모임에 참석하는 줄리아라는 여성이 얼마 후 맥 박사에게 연락을 했다. 폴이라는 남성을 만나게 됐는데 너무나도 많은 귀감(龜鑑)을 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의 의사 선생 같기도 하고 자신을 치유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줄리아는 폴과 이전에는 말해본 적이 없으며 맥 박사와 폴 사이의 최면 치료 내용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맥 박사는 폴이 떠올려낸 기억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4차원 개념의 우주 현실을 믿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폴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고 했다. 최면 치료 과정에서 폴과 오랜 시간을 보낸 자신과 조수 팸, 그리고 다른 납치 경험자들은 폴에게서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능력을 봤다고 했다. 맥 박사는 폴이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알려준 것 같다고 했다. 폴이나 폴과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이뤄내고자 하는 모든 것이 저항을 받게 되는 사회에서, 이들이 맡고 있는 훌륭한 역할을 받아들이고 이를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