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 공화당 하원 후보 경선에서 예상대로 딕 체니 전 부통령 딸 리즈 체니 현의원이 장렬하게 졌다. 트럼프의 선동에 정면으로 맞섰던 체니 의원은 경선패배 인정 연설을 하면서 202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2020년 체니 의원은 70%의 압도적 득표율로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하원에서 공화당 서열 3위까지 올라가 공화당이 다수 당이 되면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2020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크게 진 뒤에 부정선거 음모론을 펼치면서 불복하고 지난 해 1월6일엔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는 것을 목격한 뒤에는 공화당 내의 反트럼프 세력의 앞장에 섰고 트럼프 탄핵소추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10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했는데 그 가운데 여덟 명이 이번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다. 그만큼 親트럼프 세력이 공화당을 강하게 잡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번 경선에서 트럼프가 미는 해리엣 해저맨 후보는 66%, 체니는 29%의 득표율을 보였다. 인구가 미국에서 가장 적은 와이오밍 주는 하원의원이 한 명이고 상원의원이 두 명이다. 아버지 딕 체니는 부시 父子 대통령에게 모두 봉사한 공화당의 주류였다. 아버지 부시 때는 국방장관으로서 제1차 걸프전쟁을 지휘하였고 아들 부시 때는 부통령으로서 제2차 이라크 침공작전을 총괄하였다.
  
   리즈 체니는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와 헌법의 적으로 본다. 그는 공화당원들이 이 사기꾼을 맹종하는 데 대하여 "트럼프는 언젠가는 사라지겠지만 당신들의 오욕은 남을 것이다"고 경고한 적도 있다. 체니 의원은 비장한 패배연설에서 링컨, 마르틴 루터 목사, 그리고 그란트 장군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궐기를 호소하였다. 공화당 당원들의 약60%가 트럼프의 황당무계한 부정선거 음모론에 속고 있고 체니처럼 진실을 외치는 이들을 미워한다. 선동가를 대통령으로 뽑으니 미국인들이 거짓에 전염되어 타락하면서 미국의 보수정치가 병들고 있다. 한국의 보수를 망치고 있는 부정선거음모론의 미국판이다. 민주주의와 인터넷이 선동과 결합되면 愚民정치가 현실화된다. 대중민주주의의 큰 약점이다.
   한편 체니 의원이 2024년 공화당 후보로 나선다면 트럼프 공격에 주력할 것이다. 복수전의 최종勝者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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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미국 와이오밍주 출신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데 민주당이 추진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간결하고 단호한 성명서는 名文이었다. 체니 의원은 하원에선 공화당 서열 3위이다. 트럼프 충성파들이 그를 黨職에서 해임하려 작당하고 있다. 요지는 공화당 노선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인데,본심은 트럼프가 주장해온 황당무계한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참하지 않고 양심에 따라 저항하는 데 대한 비겁자들의 질투일 것이다. 체니는 정책 면에선 트럼프를 지지해왔다.
  
   진실, 정의, 자유를 핵심가치로 하는 보수정치의 본산 미국의 공화당에서조차 음모론이 주류가 되고, 양심세력은 제거대상으로 몰린다. 트럼프의 저주에 씌워진 공화당이 장기간 황폐화되어 수십년 간 집권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체니의 성명서를 영문과 함께 소개한다.
  
  
  "2021년 1월6일, 폭도들이 미국 의사당을 공격, 우리나라의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고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집계를 중단시켰다. 이 내란은 우리 공화국의 가장 신성한 공간에 부상, 사망, 그리고 파괴를 가져왔다. 더 많은 사실들이 곧 밝혀지겠지만 지금 우리가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미국 대통령이 이들 폭도를 불러냈고, 집결시켰으며, 공격작전에 불을 질렀다.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은 모두 그가 저지른 것이다. 대통령 없이는 하나도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었다.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단호하게 개입, 폭력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 그는 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대한 맹세와 책무를 이렇게 심하게 배신한 적은 없다. 나는 대통령 탄핵에 贊票(찬표)를 던질 것이다."
  
  "On January 6, 2021 a violent mob attacked the United States Capitol to obstruct the process of our democracy and stop the counting of presidential electoral votes. This insurrection caused injury, death and destruction in the most sacred space in our Republic. Much more will become clear in coming days and weeks, but what we know now is enough.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summoned this mob, assembled the mob, and lit the flame of this attack. Everything that followed was his doing. None of this would have happened without the President. The President could have immediately and forcefully intervened to stop the violence. He did not. There has never been a greater betrayal by a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of his office and his oath to the Constitution. I will vote to impeach the Presid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