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는 "文정부 한풀이 수사… 무죄로 끝났지만 삶도 끝났다"는 제목으로 이틀 전 별세한 강남훈 前 홈앤쇼핑 대표의 처참한 이야기를 전했다. 육체적 고문은 사라졌지만 그보다 더 심한 정치적 고문의 희생자이고 가해자는 문재인 정권 또는 문재인 개인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인규 전 검사를 잡으려다가 약점이 없자 친구를 마녀사냥식 수사 재판으로 몰아 죽음으로 끌고간 정황인데 소설이나 영화 같다.
  
  조선일보 기사는 <문재인 정부의 ‘표적 수사’로 기소돼 4년 재판 끝에 무죄가 확정됐던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가 지난달 31일 향년 68세로 별세했다>고 하여 정치적 수사임을 분명히 했는데 기사 내용이 이런 단정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별건수사와 법정구속의 충격 속에서 그는 2021년 5월 대법 판결로 재판의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직후 발견된 담도암으로 세상을 떴다고 한다.
  
  강남훈 전 대표는 이인규 변호사의 경동고교 동창이다. 이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루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고 문재인은 변호인이었는데 이 검사의 회고록에 따르면 무책임하고 무능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이인규 검사가,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권력을 잡은 친노(親盧) 진영의 ‘공적(公敵)’ 중 한 명이었다고 평했다. 강 대표는 홈앤쇼핑 설립 초기에 친구인 이 변호사를 사외 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 강 전 대표를 향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계기는,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였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홈앤쇼핑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인규 변호사의 부탁으로 그의 처조카가 홈앤쇼핑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달 뒤인 11월 경찰이 서울 강서구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 수색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이인규 변호사의 청탁으로 (홈앤쇼핑에) 인사 비리가 있었는지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그때 문재인 청와대의 민정수석은 조국 전 장관, 민정비서관은 핵심 친노인 백원우 전 의원이었다.
  
  당시 경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의중이 작용했다”는 말이 파다했다고 한다. 이인규 변호사도 지난 3월 출간한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에서 “(홈앤쇼핑의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한 간부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인규 변호사와 관련한 자료를 모두 제출해 달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나선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 수뇌부가 공(功)을 세우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당시 경찰청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다가 유임된 이철성씨였다.
  
  경찰은 2018년 3월 15일 강 전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공채를 하면서 10명을 부정 채용했다는 혐의였는데 정작 사건의 발단이 된 이인규 변호사의 처조카 특혜 채용 의혹은 단서가 나오지 않아 입건도 못 했다고 한다. 본건에서 혐의가 발견되지 않으니 별건수사를 했다는 이야기이다.
  
  강 전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도 동시에 이뤄졌다고 한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하루 전, 홈앤쇼핑의 정부 측 사외 이사 3명이 강 전 대표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시도했고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홈앤쇼핑은 2011년 설립된, 중소기업 제품을 파는 홈쇼핑 채널로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주주(32.9%)였다. 중소기업중앙회 출신인 강 전 대표는 2012년 7월 대표로 취임했고, 매출액을 첫해 7068억원에서 2016년 2조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강 전 대표는 2018년 3월 21일 임기를 2년 넘게 앞두고 사퇴했다. 당시 그는 “주주들과 이사 사이의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고 한다.
  
  2018년 10월 불구속 기소된 강 전 대표는 2020년 6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같은 해 11월 2심에서는 무죄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가 미흡했고 (강 전 대표가) 유·무형 대가를 받았는지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엉터리 수사였다는 뜻이다. 이어 대법원도 2021년 5월 무죄를 확정했다.
  
  이후 강 전 대표에게서 담도암이 발견됐다고 한다. 유족은 “고인은 수사와 재판을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면서 “기획 수사를 당하고도 무죄를 확정받을 때까지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했고 결국 작년 8월 담도암 4기 확진을 받았다”고 했다.
  
  이인규 변호사는 지난 4월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강남훈 대표는 그때 받은 스트레스로 병이 들어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는 민간인 사찰의 DNA가 없다’고 말하던 그 위선이 가증스럽다”고 했었다.
  
  이인규 검사는 회고록에서 무책임한 변호인 문재인이 검찰을 악마화하고, 거짓의 제단을 쌓아 대통령이 되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 이인규 검사를 잡으려다가 친구를 괴롭힌 게 맞다면 이는 일종의 연좌제 수사이다. 삼족을 멸한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김일성주의자들이 핵심을 장악했던 문재인 정권은 친구를 멸하려고 보복수사를 했고 결국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김정은 부하 노릇 하면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편에 선 사람들을 공격, 파멸시키는 일에 5년을 바친 문재인과 일당을 단죄하여 씨를 말리는 것 이상의 급선무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