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박민수 차관이 '법정 최고형', '면허 정지와 면허 취소' 운운하며 전공의들을 겁박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임의 이탈로 이어지고 급기야 의대교수들의 사직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부의 겁박이 전공의들에게 아무 소용이 없는 이유는 우선 정부의 조치들이 직권남용의 위법성도 보이는데다 국민의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탈헌법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공의들의 사직은 개별적이기는 하지만 그 목적이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이 가져올 우리나라 의료체계 붕괴를 막는데 있고, 자신들의 열악한 수련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이 이렇게 개별적이면서도 느긋하게 무반응으로 대응하자 속이 타는 건 정부이다. 마치 셋 셀 동안 나오지 않으면 쏘겠다고 해 놓고는 하나, 둘, 둘 반, 둘 반의 반, 둘 반의 반의 반을 외쳐도 나오지 않으니 마침내 방아쇠를 당기기는 했는데, 명중은 커녕 빗나거가나, 맞아도 비비탄 충격 밖에 주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아니 MZ 전공의들이 콧방귀를 끼는 것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보복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는 기껏해야 면허정지 1년이다(참고 의료법 제66조(자격정지 등). 이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 행정소송을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1년 면허정지는 너무 과해 3개월 정지 정도가 최대한일 것이다. 

3개월 면허정지 되어 봐야 MZ 전공의들은 그렇지 않아도 인턴, 레지던트 하느라 힘들어 쉬고 싶었는데 '이 참에 잘 되었다' 싶어 3개월 쉬겠다는 게 대체적인 생각인 것 같다. 박민수는 그렇게 되면 전문의 따는데 1년을 지체하게 된다고 엄포를 놓지만, 1년 늦어지는 것에 대해 전공의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인턴을 하고 레지던트 하기 전에 힘들어 1년을 쉬는 경우가 평소에도 많았기 때문에 굳이 1년 빨리 전문의 되려고 무리하지도 않는다.

면허 정지도 안 통하니 박민수는 면허 취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전공의들에게 별무 소용일 것이다.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①의 2에 의하면 자격정지 3회를 받아야 면허 취소를 할 수 있다. 보복부의 업무 개시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자격 정지(3개월)를 3회 받는 동안에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보복부가 견디지 못할 것이니 전공의가 자격정지 3회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고 면허 취소될 일도 없다.

설사 면허 취소가 된다 하더라도 의료법 제65조 ②항(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자라도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면 재교부할 수 있다)에 따라 이번 사태가 종결되면 면허 취소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짐으로 면허 재교부를 받을 수 있다.

보복부는 의료법 제59조(지도와 명령)과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제66조(자격정지 등)를 들어 전공의들을 재계약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도 불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지만, 정작 전공의법(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10조(수련계약 등) “③ 수련병원등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수련계약 체결 시 전공의의 자유의사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은 무시하고 있다.

3항에는 분명히 수련 계약은 전공의의 자유의사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의대 졸업생들이 국시를 통해 의사 면허를 받은 후 인턴에 합격한 뒤에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보복부는 인턴을 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공의법 제10조를 위반하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계약이 종료되고 계약하지 않는 것을 강제로 계약한 것으로 간주하고 업무개시를 하라고 지시하는 것 역시 전공의법 위반이다.

레지던트를 끝내고 전문의가 된 의사들도 전임의 계약을 하지 않고 대학병원을 떠나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도 보복부는 전임의 계약을 하라고 강요하지만 이들에게는 전공의에게 겁박하던 것처럼 업무개시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말을 못할 것이다. 대학병원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현직의 전임의들도 계약연장을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의 한 과의 전임의 전체가 계약연장을 하지 않고 2월 말에 떠났다고 한다.

국시 통과한 의대 졸업생들은 인턴 지원하지 않고, 전공의들과 전임의들도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 대학병원들은 유지되기 힘들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보복부와 대학병원측에서는 전공의의 빈자리를 대신해 전임의, 일반의를 추가 채용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주장한다. 전공의 월급이 400만~500만원이라고 하지만 간접비 등을 더하면 월 600만~700만원 정도가 투입돼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전문의가 아닌 전임의, 일반의를 고용하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대형병원에서 환자 경험을 쌓고 싶어 하는 의사가 많아 수요도 충분하다고 전공의 이탈에도 대학병원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보복부와 대학병원측이 이렇게 나오자 전공의들을 비롯한 의사들은 제발 그렇게 해달라며 오히려 반기고 있다. 진즉에 이런 조치들을 취했더라면 필수의료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런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주 80시간, 연속 36시간 근무에 주 3~4회 당직을 서면서 월 400~500만원을 받는 전공의를 대신해 그 업무를 감당해 줄 전임의, 일반의가 있을까? 전임의도 현재 떠나고 있는데 어디서 전임의를 구해 올 수 있다는 말인지도 의아하지만, 전공의 1인을 대신하려면 일반의 2인을 구해야 하고, 급여도 2배 이상은 주어야 함으로 그 비용은 4배가 들어간다. 이 비용을 감당하고 대학병원이 유지될까?

서울대병원은 전공의가 740명 정도이고, 그 비중은 46%이다. 전공의 500명을 일반의나 전문의로 대체하려면 1,000명을 뽑아야 하고 급여는 2배로 주어야 한다. 전공의와 전문의의 연봉은 1억 정도 차이가 난다면 서울대병원은 연간 1천억원의 인건비가 추가 소요된다. 서울대 병원은 지금도 만성적자에 시달리는데 연간 1천억원을 추가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나? 

문제는 보복부의 이런 주장이 전공의들의 면허 정지나 면허 취소를 할 수 없다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의료법 제59조(지도와 명령) ①과 ②항에는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ㆍ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보복부는 전공의의 사직으로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다고 하여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전공의를 처벌하겠다고 하지만, 전공의가 사직하더라도 전임의, 일반의, 전문의를 고용하여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보복부가 갖고 있음을 밝혔다. 전공의 복귀 외에는 국민보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 보복부의 전공의 처벌이 일말의 정당성을 가지겠지만, 충분히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전공의를 처벌하는 것은 전공의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개원병원, 중소병원, 2차병원은 파업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군병원이나 지방의 대형병원들은 한산할 정도라고 하니 현재 상황이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힘들어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의 조건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 관련 의료법 및 전공의법 

<의료법>

제59조(지도와 명령) ①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ㆍ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 

②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하여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③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2항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①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ㆍ제8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다만,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하여 제8조제4호부터 제6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제66조에 따른 자격 정지 처분 기간 중에 의료행위를 하거나 3회 이상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

2의2. 제2항에 따라 면허를 재교부받은 사람이 제6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3. 제11조제1항에 따른 면허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4. 제4조의3제1항을 위반하여 면허를 대여한 경우

5. 삭제 

6. 제4조제6항을 위반하여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7. 제27조제5항을 위반하여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의료인 아닌 자에게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로 하게 한 경우

8.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5조부터 제7조까지에 따른 의료인 면허 발급 요건을 취득하거나 제9조에 따른 국가시험에 합격한 경우

②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자라도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에는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 다만, 제1항제3호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1년 이내, 제1항제2호ㆍ제2호의2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2년 이내, 제1항제4호ㆍ제6호ㆍ제7호 또는 제8조제4호부터 제6호까지에 따른 사유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3년 이내, 제8조제4호에 따른 사유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다시 제8조제4호에 따른 사유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10년 이내에는 재교부하지 못하고, 제1항제8호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재교부할 수 없다.

제66조(자격정지 등) ①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제65조제1항제2호의2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2.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

2의2. 제4조제6항을 위반한 때

3. 제17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진단서ㆍ검안서 또는 증명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내주거나 제22조제1항에 따른 진료기록부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ㆍ수정한 때

4. 제20조를 위반한 경우

5. 삭제 <2020. 12. 29.>

6. 의료기사가 아닌 자에게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하거나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 범위를 벗어나게 한 때

7. 관련 서류를 위조ㆍ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

8. 삭제 <2011. 8. 4.>

9. 제23조의5를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등을 제공받은 때

10.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②제1항제1호에 따른 행위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의료기관은 그 의료기관 개설자가 제1항제7호에 따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그 자격정지 기간 중 의료업을 할 수 없다. 

④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제25조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신고할 때까지 면허의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 

⑤ 제1항제2호를 위반한 의료인이 자진하여 그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처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⑥ 제1항에 따른 자격정지처분은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제1항제5호ㆍ제7호에 따른 자격정지처분의 경우에는 7년으로 한다)이 지나면 하지 못한다. 다만, 그 사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46조에 따른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해당 사건의 재판이 확정된 날까지의 기간은 시효 기간에 산입하지 아니 한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7조(수련시간 등) ① 수련병원등의 장은 전공의에게 4주의 기간을 평균하여 1주일에 80시간 이내의 범위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간을 초과하여 수련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교육적 목적을 위하여 1주일에 8시간 연장이 가능하다. <개정 2024. 2. 20.>

② 수련병원등의 장은 전공의에게 연속하여 36시간 이내의 범위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간을 초과하여 수련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연속하여 40시간 이내의 범위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간까지 수련하도록 할 수 있다. <개정 2024. 2. 20.>

③ 수련병원등의 장은 전공의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연속수련 후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을 주어야 한다.

제10조(수련계약 등) ① 수련병원등의 장은 전공의와 수련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때 전공의에게 해당 수련병원등의 수련규칙, 보수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수련계약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② 수련병원등의 장은 수련계약을 체결 또는 변경한 경우에 수련계약서 2부를 작성하여 1부는 보관하고 1부는 전공의에게 주어야 한다.

③ 수련병원등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수련계약 체결 시 전공의의 자유의사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