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을 하단 중 피아니스트 랑랑(郞朗, 중국계 미국인)이 지난 달 19일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가수 싸이와 합동 무대를 펼쳤던 것을 확인했다.

시간이 상당히 흘렀지만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 몇자 적는다.

랑랑은 2011년 1월 호금도(前 중국 국가주석) 방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참석한 백악관 만찬에서 ‘나의 조국’이라는 제목의 곡을 연주했던 인물이다. 

문제의 곡은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중국 영화 ‘삼강령’의 주제곡이다. 삼강령은 바로 한국의 강원도에서 벌어진 '저격능선 전투'가 배경이다. 
 
저격능선 전투는 1952년 10월14일~11월24일까지 벌어진 전투로, 공산군이 대대적인 전초 거점을 전개한 것에 대응해 김화 부근을 방어하던 국군이 저격 능선을 목표로 감행한 공격 작전이다. 저격능선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1951년 美 제25사단이 고지를 점령할 때 중공군의 저격병에 많은 피해를 입어 스나이퍼 리지(Sniper Ridge)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삼강령의 원래 가사에는 '조국을 향해 늑대들이 다가오고 있다'며 미군을 늑대에 비유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런데 랑랑은 이 곡을 미국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연주 한 것이다. 

당시 얼굴이 굳어 있던 호금도가 랑랑의 연주를 듣고 매우 흡족해하는 장면이 지금도 유튜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중국 공산당이 랑랑의 인천 아시안게임 등장을 보고 상당히 만족했을 것 같다. 기분이 씁쓸하다.

김필재/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