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건국절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이종찬 광복회장과 야권 등에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정부가 건국절 제정을 추진한다면 광복절 기념식 불참하겠다고 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참모들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중앙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왜 지금 불필요한 이념 논쟁이 벌어지는지, 도대체 어떤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건국절에 대해 언급한 적도, 추진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존재하지 않는 걸 두고 문제삼는 건 정치적 공세”라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정말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건국절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식으로 발언했다면 윤 대통령은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대통령에게 민생을 챙기는 일도 중요하지만(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이 먹고 사는 일을 잘 챙겼는지 모르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건국절 이슈'도 중요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김형석 교수(고신대 석좌교수)를 독립기념관 관장에 임명한 것은 한쪽으로 편향된 현대사 해석을 바로잡거나 지평을 넓혀보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를 임명할 경우 이종찬이나 좌파 진영의 반발은 예상된 것이었다. 이에 맞서서라도 해보겠다는 그런 의지가 없이 윤 대통령은 김 교수를 임명하였나. 무얼 기대하고 김 관장을 임명했나. 지금의 논쟁과 논란은 윤 대통령이 김 관장을 임명할 때 예상됐던 것이다. 애초에 자신 없으면 임명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정작 임명해놓고는 이종찬 광복회장이나 야당, 좌파 진영에서 "용산 밀정" "반역자" 등 공격이 거세자, "건국절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급하게 태세전환을 하는 것은 지도자라면 결코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좌파 진영은물론이고 우파 진영에서도 경멸받을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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