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마을이 있었습니다. 기름진 논 옆으로 맑은 시내가 흐르는 마을은 다른 마을의

부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옆 마을의 촌장이 미워하기 시작하더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

며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양식을 나누어주며 달래도 보고 꾸짖기도 했으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참다 못해 담을 쌓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몇 몇 사람이 반대를 하고 행패를 부립니다. 그래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옥

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을의 무당이 나서서 말립니다.

 “담을 쌓는 건 해결 방안이 아니다. 평화를 해치는 짓이다.”

 “그러면 어쩌자는 것입니까. 방안이라도 있습니까.”

 무당은 이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고 계속 반대를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영문을 알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을의 연로자 몇 명이 무당에게 찾아갔습니다.

 “무당님, 잠깐 말씀 좀 드릴 일이 있습니다.”

 무당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 한 마디만 했습니다.

 “만날 일 없다. 내가 왜 비천한 너희를 만나야 하는가.”

 마을 사람들은 절망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이제 우리 마을에 무당은 필요 없다. 앞으로 무당을 찾을 일은 없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담을 쌓고 얼마 후 옆 마을의 촌장이 죽자, 옆 마을 사람들에게 농사도 가

르치고 글도 깨우치게 해주면서 같이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무당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무당은 온갖 폼을 다 잡으며 혼자 부채질만 하다가 늙어 죽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