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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칼럼  |  김태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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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의 준공과 한국 해군의 미래

글 | 김태우 미카엘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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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26일 제주도의 남쪽 강정마을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수많은 내빈과 제주도민 그리고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의 제주기지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합참이 ‘핵심 해상수송로 감시‧보호를 위한 해군기지 건설 안건’을 확정한 것은 1993년이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답보상태를 거듭하다가 2007년 6월 강정항이 후보지로 최종 결정되었고, 2009년 1월에 사업계획이 수립되어 2010년 1월에 착공되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2015년에 완공되어야 했지만 우여곡절 속에 공사가 지연되면서 이날 비로소 준공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총 1조23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주기지는 함정 20여 척과 15만 톤급 대형 크루저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민․군 복합항으로서 해상에 2.4Km의 계류부두와 2.5Km의 방파제가 그리고 육상에는 14.9만 평의 부지에 지휘부, 지원시설, 종교•복지•체육 시설 등이 건설되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이 기지가 미국의 하와이나 호주의 시드니처럼 안보와 제주도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민군 복합항이 될 것을 축원했으며, 황교안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해군 제주기지가 남방해역의 해양국익을 지키면서 동시에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징실로 해군 제주기지의 준공은 대한민국 해군은 물론 해군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은 설레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 또한 자명하다.

첫째, 제주기지의 준공은 바야흐로 제주도가 조국을 수호하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음을 상징한다. 준공을 앞둔 2015년 12월에 제주기지전대가 창설되었고 이어서 7기동전단과 93잠수함전대도 둥지를 틀었다. 7기동전단은 이지스함 3척을 포함한 9척의 대형구축함으로 이루어진 한국 유일의 기동전단으로 2010년 2월에 창설되어 그동안 부산의 작전기지에 위치하고 있었다. 3개의 대대로 구성된 해병 9여단도 창설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는 7,600톤급 이지스구축함(DDG), 3,200톤급 DDH-Ⅰ구축함, 4,400톤급 DDH-Ⅱ 구축함, 1,200톤급 장보고급 잠수함(SS-Ⅰ), 1,800톤급 손원일급 잠수함(SS-Ⅱ), 고속정, 지원정 등 다양한 해군함정과 증강된 해병대 병력을 거느리게 되어 나라를 지키는 안보의 요충이 된다.

현재 동북아에는 신냉전 구도의 급부상과 함께 안보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앞세우고 320만 km²에 달하는 남중국해의 90%를 내해화(內海化)하는 팽창주의적 해양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은 ‘재균형(rebalancing) 전략‘을 통해 이를 견제하면서 기존의 해양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맞서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주변국들과의 마찰을 무릅쓴 채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해역에서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동중국해에서는 중국과 일본 간에는 치열한 해양군비경쟁이 전개되고 있으며, 미일동맹에 대항하는 중․러 전략적 제휴도 강화되고 있다. 바야흐로 동북아를 중심으로 '핫피스(Hot Peace)' 시대가 개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해상수송로를 수호해야 하고 해양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세계 2위의 해군력을 가진 중국 및 세계3위의 해군력을 보유한 일본과 협력과 견제를 조화시켜나가야 하는 입장에 있다. 거기에 더하여, 북한의 멈추지 않는 핵개발과 대남 무력도발은 동북아의 안보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제주기지가 완공됨으로써 한국 해군은 더욱 신속․강력하게 제반 해양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울릉도에 새로운 해군기지가 탄생하면 해군과 해병은 나라를 지키는 최일선 군대로서 동․서․남해를 연결하는 U자형 방어선을 완성하게 되며, 제주기지는 그 방어선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 해군기지의 준공은 보다 튼튼한 국가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또 하나의 유의미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둘째, 해군 제주기지는 숱한 역경을 극복하고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준공이 갖는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건설된 해군기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심한 산고(産苦) 후에 낳은 옥동자를 내려다보는 산모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안보를 걱정하고 해군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이런 저런 단체로 위장한 불순세력들이 기지 건설을 훼방하는 것을 목도해야 했다. 안보를 공부한 적도 고심한 적도 없는 천주교 성직자들이 연일 건설공사를 훼방하는 집회를 열고 수녀들이 건설장비의 출입을 막는 연좌데모를 벌이는 것을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봐야 했다. “제주기지는 경제의 생명선인 한국경제의 생명선인 해상운송로를 수호하고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해양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꼭 필요한 전초기지”라는 설명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수입석유의 전부와 수출입 물량의 대부분이 이 해역을 통과해야 한다는 각박한 현실은 이들의 안중에도 없었다. 북한군의 해상도발에 대처하는 것만도 벅찬 상황에서 제주도 남방 해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해상국익 경쟁에도 나서야 하는 해군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는 것도 대우탄금(對牛彈琴)이었다.

이 과정에서 해군은 제주도민 및 후보지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두 차례의 여론조사(2007년 5월)와 대법원의 ‘적법’ 판결(2012년 7월)을 거쳐야 했고, 군항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현지주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군복합항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항만법과 군사시설보호법을 개정했으며(2012년 6월), 반대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도지사, 도의회, 강정마을회 등의 공사중단 요구로 인하여 10차례나 공사를 중단해야 했다. 이렇듯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가 처한 안보상황이나 해군이 감당해야 하는 격무(激務)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의 끈질긴 반대를 극복하고 이루어낸 쾌거이다. 

셋째, 해군의 제주기지는 한국 해군의 미래를 내다보는 창(窓)이자 대양해군으로 발전하기 위한 도약대이다. 해군은 결코 현재 상태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1,2,3함대로 편성된 지역함대의 증강과 병행하여 7기동전단은 조만간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가진 기동함대로 확대 발전되어야 하며, 잠수함사령부도 더욱 강력한 잠항능력을 가진 원자력추진 잠수함들을 보유해야 한다. 해군의 항공전력, 해상초계 능력 등도 꾸준히 확충되어야 한다. 일본 해군이 5개의 지방대(해역함대)와 4개의 호위대군(기동함대)에다가 막강한 해상 방공능력, 소해능력, 초계 능력, 항모급 호위함 등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국 해군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 국방예산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단번에 갈 수 있는 길도 아니다. 그럼에도 해군은 어차피 이 길을 쫒아 대양해군으로 가야 한다.

한국 해군은 70년전 장보고-이순신-손원일이 이어온 바다사랑과 애국심 위에서 창설되어 6.25전쟁을 위시한 북한의 무수한 무력도발을 겪으면서 발전해왔다. 한국 해군이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불리한 지전략적(地戰略的) 여건에서도 핵보유를 앞세우고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적하면서 이만큼 발전한 것은 기적이었다. 이제 해군은 제주기지의 준공을 계기로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2월 7일 ‘평화용 우주개발용 로켓발사’라는 뻔한 거짓말을 앞세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인하여 한반도의 긴장은 다시 고조되고 있지만, 이 역시 해군의 도약을 가로 막지 못할 것이다. 향후 전략타격 능력의 증강과 함게 제주기지는 원거리에서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응징군사력(2nd Strike Forces)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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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02-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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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미카엘
· 1950년 대구출생, 경북중고, 영남대 상대 경영학과
· 한국외대 통역대학원(한-영 동시통역 전공)
· 미 캘리포니아 몬트레이통역대학원 수료
· 뉴욕주립대(SUNY Buffalo) 정치학 박사 (국제안보/핵문제 1989)
· 동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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